"비트코인 커뮤니티 男 비중 97%"…가상통화 '남초현상' 이유는?

일본 아이돌 걸그룹 '가상통화소녀'/AFPBBNews=뉴스1

"가상통화시장을 지배하는 건 남성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에 일찍 투자한 '얼리어답터'의 공통점으로 이들이 대개 남성이라는 사실을 꼽았다.


신문은 익명성이 특징인 가상통화의 투자자 성별을 확인할 자료는 찾기 어렵다며 몇 가지 주변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우선 가상통화 전자지갑 서비스업체인 업홀드의 고객 75%가 남성이라는 것이다. 또 비트코인 정보업체인 코인댄스는 인터넷 비트코인 커뮤니티 구성원의 97%가 남성이라고 분석했다.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2015년 5월 비트코인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처음 마련한 '블록체인 서밋' 참석자 37명 가운데 여성은 1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통화시장의 '남초현상'이 무엇보다 가상통화 자체의 위험성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남성이 여성보다 위험 추구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안나 드레버 스웨덴 스톡홀름경제대(SSE) 교수는 무작위로 한 명씩 뽑은 남성과 여성 가운데 남성이 더 큰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이 64%였다며 남성과 여성은 위험감수성향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가상통화에 대한 정보가 처음 흘러나오기 시작한 곳이 기술·금융 부문이라는 점도 가상통화시장의 남초현상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기술·금융업계는 남성 문화가 지배적인 곳이다. 실리콘밸리는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든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 이른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의 진원지 가운데 한 곳이다. 또 미국 월가는 미투 무풍지대라는 비판을 받는다. 남성문화가 워낙 강해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FT는 남성들이 주로 모이는 비디오게임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초창기 가상통화 논의가 활발했다고 지적했다. 한때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로 이름을 날린 마운트곡스도 원래 '매직: 더 개더링'이라는 게임에 쓰는 카드를 거래하는 플랫폼에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가상통화가 좀 더 주류로 편입되면 투자자들의 다양성도 확대될 것으로 본다. 가상통화 전문가들은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여성들의 활약도 부쩍 눈에 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 출신으로 블록체인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디지털애셋홀딩스를 운영하는 블라이드 매스터스나 JP모간의 블록체인 책임자인 앰버 발데 같은 이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