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과학·ICT 발전 5년 밑그림 나왔다…’젊은 과학자·사회문제·中企’ 방점

자료사진=KIST

정부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개발에 주역이 될 신진·우수연구자들의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생애 첫 연구비’, ‘생애 기본 연구비’, ‘최초 혁신실험실 구축’ 등의 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아닌 중소기업 R&D(연구·개발) 부서에 취업한 청년 과학기술인들을 위한 ‘연금제’도 운영한다.

치매·미세먼지, 지진, 메르스 쇼크 등 경제성장의 복병인 사회문제를 해결할 R&D(연구·개발)도 이전보다 강화한다. 또 혁신성장의 중추인 중소·벤처기업이 미래 유망분야 기술에 대한 특허·국제표준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지식재산을 육성·관리할 소송보험 지원, 특허공시제도 등도 도입한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과학기술·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일자리를 2022년까지 26만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7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2018~2022년)’(이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향후 5년간 과학기술·ICT 발전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정책 기조인 ‘사람 중심 성장’ 전략에 맞춰 젊은 연구자들의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 국민 삶의 질 향상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젊은 과학자 지원 ‘연구의욕 고취’=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청년 과학자가 창의적·도전적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자유공모형 연구지원’을 늘리고, 자신의 실험실을 마련하는 데 드는 연구시설·장비구매비를 일부 지원하는 ‘최초 혁신실험실 구축’, ‘생애 첫 연구비’ 등의 제도를 신설, 신진연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박사 후 연구원이 출연연 연구과제 참여기간에 따라 최소 2~3년의 고용을 보장하는 ‘과제기반 테뉴어’ 제도도 새롭게 도입한다.

우수연구자 연구공백 최소화를 위해 연구비 단절 시 연구비를 지원하는 ‘생애기본연구비’ 제도도 시행된다.

또 중소기업 R&D 부서에 취업하는 청년 과학기술인을 위한 연금제도도 올해부터 운영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2040년까지 과학자 및 기술인력 확보 수준을 현 39위(2016년 기준)에서 세계 20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미세먼지로 뿌옇게 변해 버린 서울 하늘/사진=뉴스1

◇’국민 삶’ 밀착형 R&D 무게=난치병·감염병, 미세먼지 등 대기·수질·토양오염, 재난 등 잠재적인 경제 성장률 하락의 요인으로 꼽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R&D도 적극 추진한다.

먼저 저출산·고령화 등에 대응해 불임·난임 진단·치료, 노인성 질환, 치매 예측·치료 등과 관련한 R&D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 정밀의료 병원정보 시스템(P-HIS) 등을 개발하는 등 정밀의료 실현을 위한 의료혁신도 병행한다.

생명현상과 관련한 중요한 정보를 분석하는 의과학 연구기법 ‘오믹스’(omics)와 줄기세포, 유전자가위(유전자 편집 기술) 등을 활용한 난치성 질환 치료연구를 활성화하고 빅데이터 기반의 신·변종 감염병 예측·경보 시스템도 구축한다.

식품, 의약품, 화학물질, 방사성폐기물, 치안, 테러, 사이버보안 등 일상생활의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R&D도 확대한다.

VR·AR(가상·증강현실), IoT(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국민맞춤형 재난·안전 교육을 확대하고, 인공지능형 로봇·드론(무인기),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스마트 재난안전관리시스템’도 구축한다.

미세먼지 대응 중점기술을 개발하고, 스마트 수질 제어기술, 폐기물·토양·해양환경 관리기술 등의 고도화를 통해 청정환경을 구현하고 스마트시티,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 개발 등을 통해 편리한 환경도 조성한다.

예기치 못한 국민생활문제 발생 시 조속히 연구가 가능하도록 긴급연구 지원체계도 마련한다. 또 미래 과학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에 대한 대응방안을 국민과 함께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국민생활문제해결형R&D 등 정부 R&D 사업의 기획·평가, 과학기술관련 위원회 등에 일반 국민들이 참여할 기회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040년까지 재난안전분야 기술 수준(73.5% 2016년 기준)을 세계 최고 국가 대비 9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中企·지방 R&D 지원 강화=중기·벤처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중소·벤처기업의 지식재산 보호를 위해 IP(지적재산권) 소송보험 지원, 특허공제제도 도입 등을 추진한다. 또 공공기술사업화펀드 조성 등을 통해 공공 연구성과의 경제적 활용성을 제고한다.

아울러 중소기업 전용 정부R&D 투자도 2배로 확대한다. 중소·벤처기업 R&D 사업을 자유공모 방식으로 전환하고 사업계획서 유연화·간소화 등을 통해 기업R&D 지원체계를 수요자 중심으로 재설계한다.

지방정부가 과제를 기획하고 중앙정부가 대응자금을 지원하는 ‘지역수요 맞춤형 R&D 지원사업’을 신설한다.

이밖에 스마트홈, 헬스케어 등 4차 산업혁명 유망분야 기술에 대한 특허 및 국제표준 확보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도 집중 육성한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 도입, 실증연구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신산업이 다양하게 창출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 독일 등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파트너십 벨트’를 구축, 국내 기업들의 현지진출을 지원한다. VR·AR, IoT 등 첨단기술 기반의 과학기술문화콘텐츠 개발을 지원하는 과학문화산업도 육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