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상장 1호' 타이틀 잡아라" 프랜차이즈업계, IPO 고삐죈다

'직상장 1호' 타이틀을 달기 위한 프랜차이즈 업체 간 경쟁이 뜨겁다. 증시 분위기가 좋은데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어 상장 적기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국내 매출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전날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상장 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는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했다. 교촌에프앤비는 1991년 치킨 사업을 시작해 올해 27주년을 맞은 기업으로, 가맹점과 본사가 함께 성장하는 국내 대표 장수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았다.


교촌치킨은 2003년 1000호점을 만든 후 추가 출점을 거의 하지 않아 현재 가맹점 수가 1030개에 불과하다. 대신 가맹점 수익성은 좋아 2016년 기준 점포당 연평균 매출액은 5억원이다. 가맹점과 함께 본사 매출도 성장, 지난해 3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종원 요리연구가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도 이달 초 NH투자증권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코스닥 시장을 노크한다. 증권업계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빽다방, 한신포차 등의 외식브랜드로 유명한 더본코리아 역시 지난 1994년 설립돼 업력이 24년된 프랜차이즈 회사로, 2016년 17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이디야커피가 미래에셋대우와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며 코스피시장 상장 계획을 알렸다. 쥬씨와 '하남돼지집'으로 알려진 하남에프앤비,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코스닥 지수가 16년 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당시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잇따라 증시 문을 두드리는 것은 올들어 코스닥지수가 16년만에 9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분위기가 좋은데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중기·벤처기업 육성책을 펴는 만큼 증시 문턱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증시에 직상장하면 상장을 통한 자금 유입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함은 물론, 공모 과정에서 홍보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증시 문을 정식으로 통과한 우량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해외 진출시에도 유리하고, 주주라는 강력한 우군이 생기기도 한다.

다만 유행에 민감한 프랜차이즈 특성상 기업가치 측정이 어렵고, 지속성·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직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본아이에프의 경우 당초 지난해까지 상장하려던 계획이 유보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유행 주기가 3년이기 때문에 이를 넘어 지속 성장할 수 있느냐가 상장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