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관세율 10%되면 韓성장률 0.6%p, 고용 16만명↓"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확산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현 4.8%에서 10%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국내 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하고 15만8000명의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일 발표한 '관세 전쟁의 시작과 한국경제의 위기' 보고서에서 전 세계 국가들이 경쟁적 관세 인상을 벌일 경우 예상되는 파급 영향을 따져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과거 무역전쟁 발발 경험을 고려해 향후 두 가지의 무역전쟁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봤다. 먼저 미국의 수입 관세 부과에 대응해 유렵연합(EU)과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국지적 무역전쟁'이다. 이는 글로벌 경제 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무역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미국, EU,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로 관세 전쟁이 확대되는 것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과거 대공황 때처럼 다른 국가들의 경쟁적 수입 관세 인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 결과 세계교역량이 급감해 글로벌 자유무역 시스템의 기반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일어날 경우를 가정해 전 세계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그 결과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1%포인트 높아질 경우 국가들의 교역량은 평균 0.48%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은 0.58%, 개도국은 0.30%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평균 관세율 수준이 현 4.8%에서 10%로 높아질 경우 국가들의 교역량은 2.5%, 20%로 높아질 경우 7.3%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교역량 감소는 대외 부문에 의존하는 국내 경제에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10%와 20%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국내 수출액은 173억달러, 505억8000만달러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수출 감소는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성장률이 각각 0.6%포인트, 1.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무역전쟁은 국내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쳐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10%로 인상시 15만8000명, 20%로 인상시 46만3000명 분의 고용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는 주변 국가들과 통상 협력을 강화하고 정부와 기업의 선제적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출 시장 다변화와 내수 시장 확대를 통해 외부 충격에 강한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