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도 못 사는' 펀딩 기회 매주 열린다[혁신벤처요람]

‘배달의 민족’을 발굴한 본엔젤스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의 ‘500스타트업스’까지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전문 투자자가 매주 한곳에 모인다. 서울산업진흥원(SBA)의 액셀러레이팅센터다. 여기서 열리는 민간투자자 네트워킹 프로그램 ‘인베스터’(Investor)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인베스터엔 투자분야도 방식도 제각각인 엔젤투자자,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VC) 등 139개 전문투자자가 참여한다.

SBA 인베스터는 올들어서만 매주 1~2회, 지난달까지 29차례나 열렸다. 인베스터가 형식적인 ‘뻔한’ 행사가 아니라고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해졌다. 투자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유망한 스타트업 정보를 주고받는 운영방식이 주효했다. 좋은 평가를 받은 스타트업은 자연스럽게 후속투자까지 연결됐다. 인베스터에 참여한 한 전문투자자는 “주요 인사의 ‘축사’로 시작하는 여느 투자자 행사와 달리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SBA 액셀러레이팅 investor

투자대상 물색에 어려움을 겪던 카이스트(KAIST) 자회사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이하 카이스트창투)도 지난해 인베스터에서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는 데 성공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익까지 창출하는 ‘소셜벤처’를 찾던 차에 ‘어픽스’를 추천받았다. 어픽스는 중고 유아용품 거래·공유플랫폼을 개발해 사업성과 사회적 가치를 모두 인정받았지만 다음 사업단계를 위한 후속투자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SBA가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서 카이스트창투에서 2억원의 후속투자를 받았다.

어픽스처럼 SBA 인베스터에서 추천을 받아 후속투자로 연결된 사례는 지난해만 28건에 달했다. 이태훈 SBA 투자지원팀장은 "투자기관이나 투자자들은 각자 주력 투자분야를 갖고 있다"며 "SBA 인베스터는 각기 보유한 전문 투자능력을 필요에 따라 연결해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SBA는 인베스터에 참여하는 투자자를 더 늘려갈 계획이다. 창업생태계의 젓줄 역할을 하는 투자자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10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보다 10개의 스타트업을 키울 수 있는 투자자 10곳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팀장은 "투자자 10곳이 각각 10개 스타트업을 지원하면 결과적으로 1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효과가 생긴다"며 "우수한 투자자를 키우면 결국 실질적인 이익이 스타트업에 돌아가고 창업생태계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BA 액셀러레이팅 inves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