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뜬다' 단일 브랜드 타운 주목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서울 강남·강북 요충지에 ‘단일 브랜드타운’을 조성한다. 기존 자사 브랜드단지 인근에 수주한 사업지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타운’, 마포구 염리동 ‘자이타운’이 대표적이다.
　
9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달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서초우성1래미안’(가칭) 1317가구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래미안서초에스티지S’(593가구) ‘래미안서초에스티지’(421가구)와 함께 총 2331가구 규모의 래미안타운을 형성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서초우성1차아파트’를 헐고 짓는 재건축아파트로 지하 3층~지상 35층, 12개동으로 조성된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4300만원대며 84㎡(이하 전용면적)가 15억원대로 예상돼 주변 시세보다 낮다. 인근 ‘래미안서초에스티지’ 84㎡(11층)는 올해 2월 18억9000만원에 팔렸다.
　
브랜드타운은 실질적으론 다른 단지인데도 수요자들에게 대단지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지역 내 인지도가 높아 시세를 주도하는 ‘대장주’가 될 가능성도 크다.
　
이런 기대로 재건축·재개발조합원들이 인근에 위치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시공사도 아파트가 지역 랜드마크가 되면 큰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어 ‘타운’을 적극적으로 형성하려고 한다.
　
애초 삼성물산은 서초동 일대에 일명 ‘독수리 5형제’로 불리는 △서초우성1·2·3차 △서초무지개 △신동아 5개 고급단지를 모두 선점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서초무지개아파트’ 재건축(1481가구) 수주에 실패해 규모가 다소 줄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집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는 입주민이 많다”며 “수주전에서도 인근 사업을 유치한 시공사가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북에선 마포구 염리동에 ‘자이타운’이 형성된다. 지난달 GS건설은 ‘마포프레스티지자이’(1694가구)의 1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단지 인근에서 공사 중인 ‘마포자이3차’(927가구) ‘신촌그랑자이’(1248가구)와 기존 ‘마포자이2차’(558가구)를 더하면 4500여가구에 달한다.
　
GS건설은 서울 서초구에도 자이타운을 만든다. 2008년 준공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3410가구)를 기반으로 인근에 위치한 3700여가구 규모의 한신4지구 재건축사업을 지난해 수주했다. ‘반포자이’는 주변 시세를 이끄는 지역 대장주로 84㎡가 지난 1~3월 19억7000만~22억5000만원에 거래된 데 반해 바로 옆 ‘반포 리체’ 84㎡는 같은 기간 17억8000만~19억7000만원에 팔렸다.
　
이달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8구역에서 분양하는 ‘신길파크자이’(641가구)도 인근 ‘신길센트럴자이’(1008가구)와 함께 ‘자이타운’을 형성한다.
　
GS건설 관계자는 “대단지가 형성되면 브랜드가치도 상승하기 때문에 이에 주력하려 한다”며 “‘신길파크자이’는 규모가 작지만 기존 사업지와 연계하면 주변 단지규모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같은 브랜드단지가 모인 경우 지역 공인중개소에서 이를 동일한 대단지 아파트로 소개하곤 한다”며 “거래가 잦아 가격변동이 탄력적이기 때문에 시세를 선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