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만난 국책연구기관장들 '말말말'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뉴스1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8개 국책연구기관 기관장들과 연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고용노동정책에 대한 기관장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악화되고 있는 고용지표를 반등시키기 위한 정책 제언들이 이어졌다.

김영주 장관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회에서 '노동시장 상황점검을 위한 국책 연구기관장 간담회'를 열어 최근의 고용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고용노동정책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진단해 공유하고, 과장된 우려보다 발전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고용노동정책의 영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3달 연속 10만명대에 그치고 실업자가 100만명을 웃돈 고용 지표에 대해 우려도 나타냈다.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와 임시일용직 일자리 감소, 청년실업률 증가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기조는 노동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은 아니었다"며 "최저임금을 인상한 목적이 달성되었는지, 저임금 노동자들이 얼마나 혜택을 받았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영선 직업능력개발원장은 미취업자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원장은 "독일처럼 고졸 취업자에게 많은 경험과 기회를 주고 이를 살려 취업할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등 청년들에게 노동시장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제 40대 중반부터 디지털 소외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최직 전 충분한 직업교육 기회를 부여해 재취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노동시장의 문제점에 대해 단기적인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고용지표 악화가 정책적 실수에 따른 게 아닐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배 원장은 "교육서비스업 같은 경우 취업자가 줄어드는 것은 저출산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근로시간 단축 효과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 철 대외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근로시간 단축은 올바른 방향이 맞으나 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아니다"며 "근로시간을 단축하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정책을 보완해야 하고, 비숙련노동자를 숙련노동자로 만드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유찬 조세재정연구원장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자동화로 노동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자영업자가 지나치게 많은 상황도 염두에 두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관장들의 의견을 들은 김 장관은 "중장기적으로 취업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지만 최근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자동차·조선업 등 구조조정으로 체감 일자리 사정이 어렵다"며 "청년실업에 대한 대응과 구조조정 지역·업종에 대한 지원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장,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이재흥 한국고용정보원장, 나영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정 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