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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6.13선거와 자치민주주의

머니투데이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입력 : 2018.06.14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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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6.13선거와 자치민주주의
6·13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정책선거답지 못했던 것 같다. 기울어진 선거판에서 보수정파는 낮은 지지율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린 반면 진보정파는 고공 지지도에 취해 있었다. 이러니 유권자 표심을 사기 위한 정책상품을 세일즈하는 데는 모두가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유권자들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정치적 드라마를 보는 데 더 여념이 없었다. 유권자의 뇌리에 남는 게 있다면 아마 그것은 유력 후보들의 스캔들을 둘러싼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일 것이다.

그러나 6·13 지방선거가 지방정치에서 의미 있는 지각변화를 암시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정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보장되던 일부 보수지역에서 오랜 일당독주가 흔들린 점이 그러하다. 이는 일단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가 가져다준 후광효과인 집권당(민주당)의 전국적 약진에 따른 한 현상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는 동시에 오랜 보수당 독주가 가져온 폐해에 대한 지역유권자의 자의식적 반응이란 측면도 없지 않다. 지방정치에서 정파간 경쟁과 이를 통한 집권세력 교체는 지방민주주의 활성화에 아주 중요하다.

1987년 6·29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형성된 정치체제인 ‘87체제’는 한국 민주주의의 1차 완성판으로 일컫는다. ‘87체제’ 하의 민주주의를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라 부른다. 이는 정치제도상의 높은 민주주의 대신 일상세계의 낮은 민주주의로 특징짓는다. 후자의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중요한 한 축이 지방민주주의 혹은 자치민주주의다. 1995년 자치단체장을 직접 선출하면서 박정희에 의해 중단된 지방자치제는 전면 복원되었지만 이후 지방자치는 중앙정부 권한의 위임에 의한 이른바 ‘기관자치제’로 시종일관 운용됐다. 한국 지방자치에는 자치주체로서 주민이 없다. 제왕적 단체장의 집권 하에서 지방정치는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보수적인 토호들에 의해 장악됐다. 중앙정치에서는 정권교차가 있지만 지방자치에서는 그렇지 못한 결과, 보수당 장기독주는 한국적 지방자치의 일반적 현상이 되었다.

지방자치를 ‘민주주의의 교실’이라 부른다. 지방자치를 통해 시민 혹은 주민들은 민주주의를 밑에서부터 배우고 실천으로 옮긴다. 일상 민주주의는 이를 통해 완성된다. 한국에서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게 한국적 자치제 그 자체인 것은 한국적 지방자치의 최대 역설이다. 세계 최대 기초자치단체 규모(단체당 인구 30만명, 서구의 경우 5000~2만명), 자치행정권에 한정된 ‘2할’ 자치(사법자치, 입법자치 부재) 등과 같은 한국 특유의 지방자치제는 자치민주주의 혹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움틀 토양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일부 지역에서지만 이번 6·13 지방선거는 이러한 보수당 독주를 뒤흔드는 한 계기가 되는 듯하다. 그 흔드는 힘이 지역 내부의 반성적 추동력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지방정치의 지각변화가 긍정적인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한국 특유의 ‘불구의 지방자치제’가 견고하게 남아 있는 한 이러한 변화는 긴 파장을 그릴 수 없다. 더욱 중앙정치의 세력교체에 의한 후광효과가 지방정치 지형변화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는 것도 분명해 보인다.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를 지방자치답게 만드는 한 수단이자 방법이다. 이번 6·13지방선거도 이러한 역할을 여전히 제대로 못한 듯하다. 민주화 이후 (진정한) 민주주의는 언제 완성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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