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부산 재판개입 의혹' 전 판사 압수수색…현직 판사는 또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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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18.3.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부산 스폰서 판사 법조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문모 전 판사(현 변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하지만 법원이 그외 전현직 판사들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모두 기각하면서 검찰과 법원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3부는 15일 부산 스폰서 판사 법조비리 은폐 의혹과 관련해 문 전 판사와 건설업자 정모씨 등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하지만 문 전 판사와 정씨를 제외한 전현직 판사들의 주거지 및 사무실 등에 대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지난달 법원은 문 전 판사를 비롯해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과 인사심의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문 전 판사의 행위나 법원행정처 작성 문 전 판사 관련 문건들이 그 재판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압수수색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주거지, 사무실 등 압수수색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고, 이 사건 범죄혐의의 성격이나 대상자에 대한 임의수사 시행 유무 등에 비춰 압수수색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등의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행정처 작성 문건들과 이미 검찰 조사를 받은 윤리감사실 판사들 진술 등으로 확인된 상황"이라며 "영장전담법관이 이러한 법원행정처 문건들이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예단하고, 임의수사 시행 유무 등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이 과정에 관여한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모두 기각한 것은 대단히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검찰은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부산소재 건설업자 정모씨 사건에 법원행정처가 개입을 검토한 내용이 담긴 문건을 발견해 조사를 진행해왔다. 2016년 6월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이 작성한 해당 문건 제목에는 문 전 판사의 이름이 포함됐다.

문건에는 '문 판사가 정씨가 기소된 항소심 재판부의 심증을 유출한다는 소문이 있다'는 내용과 함께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2심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다'며 '변론을 직권재개해 1~2회 공판을 더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건에는 '법원행정처장이나 차장이 부산고등법원장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함께 '법원행정처가 개입한 것이 노출되면 안 된다'는 경고까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재판은 문건의 내용대로 진행됐다. 변론 종결되고 선고만 남았던 상황에서 재판부의 직권으로 변론이 재개됐고 공판을 2회 더 거치고 2017년 2월 선고가 났다. 1심에서 무죄였던 정씨는 2심에서 징역 8개월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문 전 판사의 비리를 포착하고도 축소·은폐하려 한 이유로 이들과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고려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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