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1대 1 재건축 움직임' 시공사 좌불안석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김지훈 기자

‘은마아파트’(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1대1 재건축 추진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늘면서 시공사와 공사계약 체결이 난항을 빚을지 주목된다. 1대1 재건축은 기존 단지와 같은 규모로 고급화해 재건축하는 것으로 기존 논의되던 고밀도 재건축계획과 다르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설립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재건축사업 계획에 대한 주민 의견 분열이 심화되면서 삼성물산(지분 51%·주간사)·GS건설(49%)로 구성된 컨소시엄 실무진을 초청한 설명회를 열었다.


해당 컨소시엄은 2002년 은마아파트 주민 총회에서 주민 과반의 동의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돼 재건축사업을 위한 약정을 맺었다. 하지만 인·허가 지연으로 사업이 진척되지 못해 정식 계약은 체결되지 못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삼성물산 관계자는 “일반분양과 임대주택을 제외한 사업(1대1 재건축) 추진 시 8000억원 규모의 개발수익은 포기해야 할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래미안대치팰리스’(청실아파트)는 주변 도로 폭이 협소해 도로사선제한(주변 도로의 폭에 비례한 높이 제한)규제로 250% 초반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 비율)을 적용 받았지만, 은마는 법적 상한인 300%를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일부 소유자들은 해당 발언이 법정 주민 대표기구인 추진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였다고 본다. 추진위는 컨소시엄으로부터 대여금을 지원받아 재건축을 추진 중이며, 현재 200%대 용적률인 기존 단지를 철거해 법적 상한 용적률에 맞춘 대단지 조성 계획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진위 계획은 기존 4424가구를 일반분양분 660가구, 임대주택 848가구를 포함한 5932가구로 신축하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인근 단지 사업 조건을 비롯한 주민 의문에 답변하는 차원에서 설명회에 참석한 것일 뿐”이라며 “특정 계획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출범한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은소협)는 아파트단지 쾌적성을 보장하기 위해 일반분양이나 임대주택 없는 1대1 재건축에 나서자며 주민 설득에 나섰다.

은소협은 용적률을 250%까지만 높여 소유자들이 향후 분배받을 주택 면적은 늘리는 계획을 마련 중이다. 서울에선 용적률 250%를 초과하지 않은 재건축하면 임대주택 건립 의무가 없다.

은소협 관계자는 “현재 약 650명의 소유자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임대주택 없는 재건축 계획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