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 맞나"…불황 늪 벗어나지 못하는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9,800원 ▼70 -0.71%)이 '불황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조선산업이 극심한 불황을 맞으면서 수년째 수주 부진, 실적 악화, 주가 하락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지난해 말 1만원 지지선이 무너진 이후 올 들어 만 8개월이 지나도록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달엔 6000원 밑으로 떨어져 사상 최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에 최고가 행진을 하면서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10년 중 주가 최저치…4년째 적자 지속=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주가는 지난달 24일 장중 593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최저점을 찍은 후 회복세로 돌아서 이날 7230원에 마감했지만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의 최고가는 2007년 7월 기록한 4만3804원이다. 선박 충돌로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를 냈던 같은 해 12월에도 주가는 3만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5~2016년 국내 조선업이 휘청이기 시작하면서 삼성중공업 주가도 함께 무너져 1만원 아래로 빠졌다. 2017년 1만원대를 반짝 회복했지만 힘이 약했다.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2016년과 올 4월에 우리사주를 매입했다. 시장가보다 20~30% 할인한 값에 받았지만 대박을 기대하는 직원들은 많지 않다. 2016년 매입한 우리사주의 경우 2년이 지났지만 마이너스가 났다가 최근 겨우 본전을 찾았다.

삼성중공업 주가가 바닥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것은 4년째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최악의 실적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매출은 2013년 14조7350억원에서 지난해 7조9010억원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914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5240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1조50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적자를 지속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실적 악화가 이어져 매출액은 5조원대를 겨우 턱걸이할 전망이다. 영업손실은 2630억원 규모로 4년 연속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주 절벽, 말라가는 일감…실적 회복은 언제쯤=국내 조선산업 침체를 감안하더라도 삼성중공업의 수주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삼성중공업 신규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인 25억달러다. 이는 연초 목표액의 30% 수준이다.

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업 '빅3'로 꼽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목표달성률이 각각 47.7%, 43%인 것과 비교할 때 현저히 떨어진다. 10년 전 500억달러에 육박하던 신규 일감(수주잔고)은 올 들어 200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해양플랜트 사업 수주에 삼성중공업 실적 회복 여부가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단기간 승부를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주력 선종인 LNG선 운임이 아시아 지역 LNG 수요 감소로 하락 전환해 수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의 경쟁력을 뽐낼 수 있는 해양플랜트 일감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정식 입찰이 시작되는 10억달러 규모 릴라이언스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 물량을 반드시 따내야 실적이나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