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픽업트럭 관세철폐 2041년..현대차 "이르면 2020년엔 美 출시"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2015년 1월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픽업트럭 콘셉트 '산타크루즈(HCD-15)'/사진제공=현대자동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으로 미국 내 픽업트럭(화물자동차) 관세 철폐 시기가 기존보다 20년 더 늦춰져 2041년 1월로 변경된 된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이르면 2020년 북미 지역에 최초의 픽업트럭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외신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249,500원 ▼500 -0.20%)는 이르면 2020년, 늦어도 2021년에는 미국 시장에 최초의 픽업트럭인 '산타크루즈(Santa Cruz·HCD-15)'를 내놓을 방침이다.

이경수 현대차미국법인(HMA) 법인장(부사장)은 최근 현지 '신형 싼타페' 프리뷰에서 "디자인 검토를 위한 회의를 방금 마쳤다"며 "이르면 2020년 미국 시장에 픽업트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현대차는 미국 수출용 픽업트럭의 생산지로 국내 울산공장도 검토해왔으나, 이번 한·미 FTA 재협상에서 미국 정부의 픽업트럭 관세(25%) 유지 요구가 받아들여짐에 따라 향후 픽업트럭의 생산지는 미국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혹은 기아차 (118,200원 ▲1,600 +1.37%) 조지아 공장이 유력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현재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되고 있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

이 부사장이 올초 "현재 산타크루즈를 기반으로 한 픽업트럭을 개발 중이다. 충분히 승산이 있고, 반드시 필요한 차종이라 한국 본사에 개발을 요청했다"고 밝힌 데 비춰 2041년 관세 철폐 시기까지 픽업트럭 진출을 미루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차량 뒤편에 별도의 짐칸이 있는 픽업트럭은 SUV(다목적스포츠차량)에 중소형 트럭의 기능을 합친 모델로 미국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국내엔 쌍용차가 픽업트럭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를 올 초 내놨고 월 판매가 4000대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은 포드 F-시리즈, GM 쉐보레 실버라도 등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자국산 픽업트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25%의 고율 관세(chicken tax)를 부과하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2015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픽업트럭 콘셉트 '산타크루즈'를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산타크루즈는 소형 SUV '투싼'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2.0리터 4기통 디젤 엔진과 사륜구동시스템을 탑재한 도심형 컴팩트(소형) 픽업트럭이다.

이후 지난해 5월 스콧 그랜트 현대차 호주법인 총괄이 "픽업트럭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현대차의 새 픽업트럭은 포드 레인저, 홀덴 콜로라도, 토요타 하이럭스 등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국내 업체의 픽업트럭이 향후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대형 픽업트럭을 굳이 국내 공장에서 생산, 미국으로 수출해 팔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이번 관세 철폐 시기 연장은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