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누출'공방…심재철 "정부가 오류 인정" VS 기재부 "사실 아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정부 재정정보분석시스템 자료 유출 의혹과 관련해 '디브레인' 시연과 함께 해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진이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을 통해 비인가 국가 재정정보를 무단으로 열람·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 심 의원이 "정부가 자료 누출 원인인 시스템 오류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심 의원의 주장을 부인했다. .

심 의원은 이날 재정분석시스템의 자료 취득과 관련, 정부의 잘못임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국회의원(심재철 의원) 비인가 데이터 조회 추정 보고'라는 자료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에 따르면 재정정보분석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비인가 정보 취득 원인을 의원실의 불법행위가 아닌 '통계 보고서 조회시 대상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 백스페이스 키(되돌아가기 버튼)를 연속 입력시 본인 권한이 아닌 타 사용자 권한의 보고서가 조회 가능'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디브레인 운영본부 예산정보팀이 작성한 것으로, 한국재정정보원장과 기획재정부 담당자와 고위관료 등에게도 보고됐다고 심 의원은 밝혔다.


심 의원은 "결국 정부의 재정분석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자료 누출의 원인이 자신들의 시스템적인 오류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보고서의 어디에도 의원실의 불법행위 가능성은 담겨져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자료는 국가기밀자료가 아니며, 국민이 알아야 할 업무추진비 내역"이라면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 대해서는 불법적인 예산지출인 만큼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기재부와 재정정보원은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해당 보고서는 사건 초기 실무자가 시스템 과부하 원인을 분석하다가 그 원인을 '심재철 의원실 보좌진들의 비인가데이터 조회 때문'이라고 추정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등은 "심 의원실은 보고서가 자신들의 불법적 접근이나 불법행위가 없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오히려 해당 보고서는 '심재철 의원실 소속 보좌진이 인가되지 않은 시스템 경로를 이용해 조회권한이 부여되지 않은 데이터를 취득한 것으로 추정'이라고 명시하는 등 심 의원실 행위의 불법성을 처음부터 명확하게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 의원실의 행위가 '시스템의 비정상적 동작을 발생시켜 비인가 정보의 조회가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명시했지, ‘시스템 오류’라는 표현은 보고서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등은 해당 보고서는 실무자가 사건 초기 작성한 보고서일 뿐이며 기재부 담당자와 고위관료에게도 보고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의원실이 언급한 접근경로를 통해 유출자료에 이르려면 의원실 시연과 달리 추가적인 여러 단계가 더 필요하고, 이 과정에 권한을 넘어선 자료임과 비정상적 경로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며 "기재부와 재정정보원은 '수사당국이 정확한 침입경로와 방법을 밝혀 불법성 여부를 가려야한다'고 판단해 고발방식을 통해 수사를 요청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형사4부(부장검사 이진수)에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기재부는 심 의원 측 보좌진이 비정상적인 경로로 비인가 행정정보를 무단 열람했다며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보좌진을 고발했다. 이에 심 의원은 무고 혐의로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김재훈 한국재정정보원장을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