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소상공인 지원책…소진공 '부끄런 성적표'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활용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책임지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각종 지원사업이 부실하게 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 대한 지원사업인데 정작 소상공인의 관심과 참여는 끌어내지 못해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국회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아 작성한 지난해 결산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의 창업교육과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기반을 목적으로 운영 중인 소상공인 전용교육장의 활용도는 4년만에 반토막났다. 2013년 11만5000명이 이용해 99.9%를 보였던 가동률은 지난해 5만6000명이 이용하면서 54.3%로 떨어졌다.


교육장의 가동률 저하는 주로 외부에서 발생했다. 외부이용자 수는 2013년 6만명을 넘었지만 지난해엔 7700명 수준으로 87.4% 감소했다. 소진공 직원 등이 사용하는 내부 이용률은 같은 기간 9% 감소하는데 그쳤다.

김흥빈 이사장 취임 후 추진한 글로벌 소상공인협동조합 육성사업은 허울뿐인 사업으로 오명을 남길 전망이다. 시범사업으로 8개 조합에 해외수출 명목으로 6200만원을 지원했는데 이들의 수출액은 1000만원에 그쳤다. 이중 5개 조합은 한 푼도 벌어들이지 못했다.

국회는 이와 관련 "판매실적과 사업성과를 논하기에 이를 수 있지만 지원조합의 전수조사를 통해 성과 저조 원인을 파악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받아 추경액보다 많은 돈을 남긴 사례도 나왔다. 소공인 맞춤형 성장 지원사업인 성장희망사다리 사업을 위해 본예산 93억원 외에 추가로 6억원을 더 받았지만 지난해 말 6억5000만원을 남긴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는 "추경예산이 불필요했거나 불확실한 추계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업추진 단계에서 사업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는 소상공인을 적극 지원해야 할 기관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관리감독 기관인 중기부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중기부의 소상공인 지원정책이 전문성 결여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지난 21일 추석 담화문을 통해 소상공인청 설립을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장 소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부실하게 운영된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내년도 예산심사 과정에서 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산자중기위 예결소위 소속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경예산은 긴급자금이었을텐데 그 이상 불용처리 됐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추가 자료를 요구해서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