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가경쟁력, 140개국 중 15위…"경직적 노동시장 취약"

기획재정부 세종청사/사진=뉴스1

세계경제포럼(WEF)가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140개국 중 15위로 평가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과 거시경제 안전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경직적인 노동시장, 독과점·무역장벽 등 생산물 시장의 취약한 경쟁구조는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WEF는 이 같은 내용의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에선 각각 5위, 12위다.


한국은 지난해 26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와 지난해 순위를 바로 비교하는 건 한계가 있다. WEF가 올해부터 4차 산업혁명, 글로벌 금융위기 경험 등 경제환경 변화를 반영해 평가방식을 개편하면서다. 바뀐 평가방식을 적용할 경우 지난해 순위는 17위다. WEF는 설문 항목을 대폭 줄이고 통계 항목은 늘렸다.

WEF는 기본요인, 인적자원, 시장, 혁신생태계 등 4대 분야에 대해 국가경쟁력을 매겼다. 각 분야는 2~4개의 부문으로 이뤄졌다.

기본요인 분야는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거시경제 안정성, 정보통신기술(ICT) 보급 부문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안정적인 물가, 공공부문 부채의 지속가능성, 인터넷 가입자 수, 인터넷 사용 인구 등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봤다. 인프라 부문은 6위다. 전력 보급망과 철도서비스가 잘 갖춰져 있어서다.


인적자본 분야를 구성하는 보건과 기술 부문은 각각 19위, 27위다. 보건은 우리나라 건강 기대수명(70.8세)을 반영했다. 기대수명은 신생아가 태어나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이다. 기술은 평균 교육연수(23위), 숙련자 구인 용이성(27위)에 힘입어 20위권에 올랐다.

혁신생태계 분야도 선방했다. 연구개발 지출, 특허 출원 수를 기반으로 한 혁신역량 부문은 8위를 기록했다. 기업활력 부문은 22위다. 파산 법률체계, 파산 회복율, 창업 준비기간은 상위권이었지만 높은 창업비용이 순위를 떨어뜨렸다.

시장 분야에 대한 평가는 가장 저조했다. 시장 분야를 구성하는 생산물시장, 노동시장 부문은 각각 67위, 48위에 그쳤다. 생산물시장은 독과점, 무역장벽, 관세율 등이 국제 수준에 비해 뒤처진다고 했다. 노동시장은 정리해고 비용, 노사협력 등이 세계 최하위권이었다. 경직적인 노동시장이 한국 경쟁력을 발목 잡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시스템 부문은 19위로 집계됐다. 금융시장 성숙도를 측정했던 지난해 순위(74위)보다 크게 올랐다. 평가 항목이 통계 항목 중심으로 바뀐 영향이다. 시장규모 부문은 14위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국가경쟁력 '톱 5'는 미국, 싱가포르, 독일, 스위스, 일본 순이었다. 상위권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생산물 및 노동시장 효율성, 혁신역량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이 취약한 부문이다.

WEF는 한국 경제에 대해 "혁신 부문 중 혁신적 사고, 기업가정신·기업문화 등 소프트파워는 여전히 약하다"며 "생산물시장과 노동시장 효율성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등 단계적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사회적대타협을 통해 추진하겠다"며 "규제혁신 속도감·체감도를 높여 생산물시장의 역동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