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2배" 지방은행 주담대 위험한 급증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건전성 관리 강화에 돌입했다. 지방은행 주담대가 최근 5년새 2배 가까이 급증한 가운데 대출 부실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부산은행, 대구은행,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에 대해 주담대 여신심사 강화를 주문하는 한편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지방은행 전체 주담대는 지난해 말 기준 35조9611억원으로 5년 전인 2013년 18조4222억원에 비해 9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32%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지방은행 주담대 증가율은 시중은행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 증가 속도도 문제지만 전체 대출 가운데 고위험 대출 비중도 확대됐다. 고위험 대출로 분류되는 LTV(담보인정비율) 60% 초과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6.8%에 달한다. 5년 전 3.7%에 비해 7배 이상 불어났다.

게다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그동안 DTI(소득인정비율)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담대 상당수가 소득 대비 과도한 대출일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주담대를 포함한 전 금융권 대출 원리금을 소득으로 나눈 지표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경우 지방은행은 평균 123%로 시중은행 평균 52%의 2배가 넘는다. DSR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연간 벌어들인 소득보다 연간 갚아나가야 할 대출 원리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 울산 지역을 중심으로 지방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 LTV 60% 초과 고위험 대출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8월 동남권 주택매매가격은 지난 6월말 대비 부산 0.2%, 울산 0.8%, 경남 0.6% 각각 떨어졌다. 지난 2분기(4~6월)에도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공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LTV 60% 초과 고위험 대출 중심으로 대출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는 만큼 지방은행 주담대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