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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소식] 강원도 작은 마을이 호텔이 된다? '마을호텔 고한18번가' 이야기

마을 주민 주체가 돼 참여…사회적경제 지역혁신대회 균형발전위원장상 인기상 수상도

머니투데이 신재은 에디터 |입력 : 2018.11.0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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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머니투데이는 서울시 사회적경제조직을 지원하는 ‘신나는조합’, 사회적경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와 함께 우리사회의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기업 및 협동조합을 소개합니다.
▶[사회적기업 인터뷰] 세눈컴퍼니

인터뷰 중인 김용일 세눈컴퍼니 대표(좌)와 강경환 영화제작소 눈 대표(우)/사진=신재은 에디터
인터뷰 중인 김용일 세눈컴퍼니 대표(좌)와 강경환 영화제작소 눈 대표(우)/사진=신재은 에디터

“‘마을호텔’ 사업은 ‘참석’을 ‘참여’로 변화시켜야만 실현가능합니다. 참 어려운 일이지만 마을만들기 사업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렇기에 작은 사업부터 계획하고 성공하는 경험을 마을 주민분들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강원도 고한읍 18번가에서 주민들과 함께 마을호텔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 김용일 세눈컴퍼니 대표와 강경환 영화제작소 눈 대표의 말이다.

서울에서 강원도 고한읍까지 장장 226km. 강원도 한 마을에 마을호텔을 구성하기 위해 매주 두 대표가 오간 길이다. 어떤 매력이 이들을 움직인 것일까. 그들이 말하는 마을만들기 사업과 ‘마을호텔’에 대해 궁금해졌다.

‘짓는’ 호텔이 아닌 ‘구성’하는 마을호텔
강원도 고한읍 18번가에서 말하는 마을호텔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호텔과는 다르다.

호텔이라는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닌 기존에 고한읍 18번가에 있던 사업장들을 묶어 ‘호텔화’ 하는 것이다. 한 건물 안에 숙박시설, 식당, 카페, 세탁 등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호텔처럼 고한읍 18번가를 방문하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처음부터 마을호텔이라는 사업 구상을 하고 고한읍에 온 것은 아니었다. 김 대표가 2017년 정선군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해봄학교’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사회적기업을 위한 사회적기업’이라는 미션을 가진 세눈컴퍼니는 많은 행사 기획과 진행, 홍보물 제작을 해온 사회적기업이다. 김 대표는 해봄학교에서 지역 주민의 다양한 자치활동을 기획하고 돕는 역할을 맡았다.

김 대표는 해봄학교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작은 사업이라도 무언가를 해보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을 도와주는 워크샵이었다”고 설명했다.

탄광업의 쇠락과 강원랜드의 등장에 따라 고한읍에도 많은 마을 재생 사업들이 있었지만 주민들의 주체적인 사업이라기보다는 관 주도의 큰 사업이 대부분이었다. 해봄학교가 진행될수록 주민들로부터 작은 단위의 일, 작은 성공을 맛보자 하는 의견이 나왔다. 강 대표는 “계단을 밟아나가는 것처럼 작은 단위의 사업부터 직접 해보니 주민들 스스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을만들기의 시작

 왼쪽부터 유영자 이장, 강경환 영화제작소 눈 대표, 김진용 마을만들기위원회 사무국장, 김용일 세눈컴퍼니 대표 /사진제공=고한18번가 마을만들기 위원회
왼쪽부터 유영자 이장, 강경환 영화제작소 눈 대표, 김진용 마을만들기위원회 사무국장, 김용일 세눈컴퍼니 대표 /사진제공=고한18번가 마을만들기 위원회
마을만들기 사업이 진행되는 데에는 주민들의 의지와 김진용 마을만들기위원회 사무국장, 유영자 이장의 협업이 주요했다. 고한읍 출신인 김 사무국장은 고한18번가로 사무실과 집을 이사하며 이 마을이 살고 싶은 곳, 아름다운 곳이 되길 바랐다.

이 시기에 새롭게 이장으로 당선된 유 이장은 김 사무국장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지지했다. 퍼즐이 맞춰지듯 뜻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됐고, 올해 1월 ‘고한18번가 마을만들기위원회’가 발족됐다.

마을만들기는 고한18번가의 골목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화분을 놓고, 집마다 다른 색의 페인트를 칠하기 시작했다. 지역 작가가 직접 그린 벽화가 골목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바꿨다. 김 대표는 “이런 활동을 통해 골목길에 버려져있던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확연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골목에 설치한 화분, 벽화들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관의 주도로 누군가가 와서 설치해주고 간 것이 아닌 주민들 스스로가 설치하고, 가꾼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화분을 예쁘게 꾸미기도 했고, 누군가는 화분에 물을 주고 손질해주기도 했다.

골목길에서 진행된 아카데미/사진제공=고한18번가 마을만들기위원회
골목길에서 진행된 아카데미/사진제공=고한18번가 마을만들기위원회
김 대표와 강 대표는 골목에서의 아카데미를 기획 및 진행하기도 했다.

“어떤 지역의 강의실에서 하던 아카데미를 골목으로 내놓았습니다. 꼭 강의를 강의실에서만 해야 하냐는 의문에서 시작된 것이죠. 길을 지나가던 학생들이 의자에 앉아 강의를 듣기도 했고, 맞은편 건물의 할아버지는 창문을 열고 아카데미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자주 눈에 띄고, 일상 곳곳에서 느껴진 마을만들기 사업을 주민들의 적극성을 불러내기에 충분했다.

주민들이 중심 되는, 주민들에게 이익 가는 구조, 마을호텔

고한 18번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식물들을 돌보는 모습/사진제공=고한18번가 마을만들기위원회
고한 18번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식물들을 돌보는 모습/사진제공=고한18번가 마을만들기위원회
마을만들기 사업이 진행되며 주민들이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꼈다. ‘고한18번가 마을만들기위원회’ 구성원들은 마을만들기 사업을 보다 지속가능하고 경제적인 활동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마을에 큰 공장이 들어온다고 해서 삶 자체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마을이 가지고 있는 자체적인 자원을 활용하고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더 좋겠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고민하던 ‘고한18번가 마을만들기위원회’ 구성원들과 김 대표, 강 대표는 고한18번가 마을 자체를 호텔화하는 ‘마을호텔’ 아이템을 생각하게 됐다.

다른 길과는 다르게 고한18번가에는 숙박시설, 카페, 세탁소, 음식점 등 다양한 업종이 한 데 모여있는데서 착안한 것이다.

‘마을호텔’은 아직 시작단계다. 하지만 아이디어에 대한 호응은 확실하다. 지난 9월, 대전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지역혁신대회’에서 ‘마을호텔’ 사업은 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상과 인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올해 목표에 대해 “사업계획서 정리”라고 말한다. 마을 안에 있는 활용 가능한 자원을 찾고, 이를 데이터화해 문서로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이렇게 정리된 문서를 바탕으로 내년도에는 투자 유치와 자원 유치를 위해 활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두 대표는 마을 주민들의 지지와 활동 의지를 단단하게 만드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마을호텔’ 사업은 느리지만 단단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관에서 주도하는 것이 아닌 주민들이 마을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서 직접 행동하는 것, 그리고 이런 행동이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갖춘 사업 아이템이 되는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다.

주민들의 지지와 적극성으로 내실이 튼튼해진 사업은 외부의 작은 시련에도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마을이 호텔이 되는 기발한 상상, 고한18번가에서 곧 만나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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