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레이드로 5000억 노리는 베스파, 단일게임 한계 '약점'

모바일게임 회사 베스파가 최근 침체된 시장 분위기와 단일게임이라는 한계를 고려할 때 다소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킹스레이드'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며 실적 성장이 나타나고 있지만 투자수요를 끌어내기 위해선 추가적인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베스파는 오는 15~1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베스파는 2013년 설립된 게임사로, 매출의 100%가 모바일게임 '킹스레이드'에서 나온다. 킹스레이드는 2016년 태국을 시작으로 2017년 국내와 북미, 동남아시아에 출시됐다. 올해 일본과 대만에서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베스파는 킹스레이드 효과로 지난해와 올해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1억원에 그친 매출액이 지난해 311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15억원,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92.9%, 375% 증가했다.

베스파는 이를 바탕으로 최대 4808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올해 예상 순이익(3분기 실적 기준 연환산)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약 18.3배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흥행력을 갖춘 모바일게임을 보유한 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리한 밸류에이션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최근 주식 및 공모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고려하면 평가는 엇갈린다. 베스파가 비교기업으로 선택한 컴투스, 펄어비스, 웹젠, 미투온 최근 주가는 연중 저점 수준이다. 특히 베스파 기업가치 산출 과정에서 활용한 7개 기업 중 6곳의 기준주가가 현재가보다 높게 설정됐다. 그만큼 단기간에 관련 기업 시장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또 공모시장 투자심리가 움츠러든데다 연말을 앞두고 코스닥 IPO 기업의 공모 일정이 겹쳐 투자수요가 분산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공모시장 분위기는 경쟁력을 갖춘 IPO 기업이라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베스파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킹스레이드에 대한 의존도가 걸림돌이라는 평가다. 단일게임으로 성장한 기업은 해당 게임 인기가 사그라들면 실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 '애니팡'으로 인기를 끈 선데이토즈의 상장 이후 실적과 주가 흐름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대형 게임사의 모바일게임 신작이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전망돼 킹스레이드 인기와 매출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베스파는 오랜만에 등장한 인기 모바일게임을 보유한 회사로 공모시장 분위기가 좋았다면 더 많은 관심을 받았을 것"이라며 "다만 최근 침체된 시장 분위기와 단일게임 한계라는 뚜렷한 약점을 고려하면 5000억원에 근접한 기업가치가 얼마나 통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