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 이마트 양도…정용진-정유경 경영승계 속도 내나

광주신세계 (31,600원 ▲500 +1.61%)가 이마트광주점을 이마트 (63,100원 ▲100 +0.16%)에 양도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정용진=이마트' '정유경=백화점'으로 정리되는 분리경영 체계를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영권승계를 위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광주신세계 지분을 처분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3일 광주신세계는 41억원 규모의 대형마트 사업부문(이마트 광주점)을 이마트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광주신세계는 백화점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이마트는 대형마트 전반을 관리하게 돼 경영 효율이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마트 광주점은 광주신세계 전체 자산(6550억원)의 0.55%에 해당하는 작은 규모지만 이번 양수도를 통해 이마트, 복합쇼핑몰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정용진 부회장과 백화점, 면세점, 뷰티 사업을 이끄는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사업영역은 또 한번 뚜렷하게 정리됐다.

향후 정 부회장이 보유한 광주신세계 지분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하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지분 52.0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마트광주점 양수 뒤 정 회장이 보유한 광주신세계 지분을 동생인 정 총괄사장 백화점 사업의 주축인 신세계에 매각하는 방안이 가능성 높게 거론된다. 지분매각을 통해 남매간 사업정리도 더욱 깔끔하게 할 수 있고 증여세 마련 방안이 될 수 있다.

향후 정 부회장(이마트 지분 9.8%)은 이마트 최대주주인 이명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18.22%의 지분 중 절반이상을 증여받고, 정 총괄사장의 경우도 이 회장이의 신세계 지분 18.22%를 증여받으며 승계가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는 순차적으로 마트사업과 백화점사업 분리경영을 중심으로 지분정리 작업을 이어왔다. 2011년 5월 이마트와 신세계로 인적분할했고 2016년 정 부회장이 가진 신세계 주식 7.3%와 정 총괄사장의 이마트 보유 주식 2.5%를 교환매매하며 사업영역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지분 9.83%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에는 당시 유일하게 이마트(90%)와 신세계(10%)가 모두 지분을 보유했던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사업)마저도 이마트에 지분매각하면서 신세계페이먼츠를 제외한 양사의 지분관계는 정리됐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4월 아버지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21%(150만주)를 증여받으며 지분율이 0.43%에서 21.44%까지 확대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최대주주는 신세계(45.76%)인만큼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한셈이다. 신세계DF와 이마트 계열인 조선호텔 면세점사업부 합병을 통해 신세계DF로 일원화하고 정 총괄사장에게 면세사업을 일임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시작한 복합쇼핑몰 사업 '스타필드'가 안착하고, 정 총괄사장의 면세사업도 성공을 거두는 등 '남매 분리경영' 체계는 일단 합격점을 받을만하다"며 "향후 남매 분리경영 성과를 비롯 이커머스 사업 협업 등이 충분히 시너지를 낸다고 판단되면 증여세 납부 방안, 그룹 지배력 안정성 등을 고려해 승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