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증선위 "삼바 재무제표 수정따라 물산도 감리검토"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의 회계기준 위반여부에 대해 '4조5000억원대 고의 분식'으로 결론내렸다. 2015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본잠식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 회계기준을 입맛대로 해석·적용했다는 판단이다.

증선위원장인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재무제표 수정에 따라 모회사인 삼성물산에 대한 재무제표 수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요구가 있었던 만큼 추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용범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금융감독원의 주장은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입증할 단서가 있는가. 2015년 관계사 전환이 결과적으론 올바른 회계처리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입장을 설명해 달라

▶증선위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에 대해선 합작계약서 내용을 주목했다.
신제품 추가나 판권매각 등에 주요 경영 행위에 대해 바이오젠이 동의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합작 약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공유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2년부터 지분법(관계사)으로 회계처리 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2015년 지분법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선 2014년까지 지분법으로 적용할 사유가 있지 않았고 2015년에 최초로 발생할 때는 맞지만 2012년부터 지분법으로 판단했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2015년에만 지분법으로 한 것은 잘못된 회계처리다.

일각에서 삼성물산에 감리 필요성도 제기됐지만 수정제무제표에 따라서 물산의 제무제표 변경 가능성있다. 감리 필요성은 따로 검토하겠다.

-금감원이 재감리하면서 내부문건 증거로 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는가
▶내부문건은 재감리 기간에 금감원에서 제보가 됐고 재감리 하고 새 절차를 만들 때 매우 중요하고 중요한 증거로 제시됐다. 광범위한 내용 포함하고 있고 중요한 증거로 활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에서도 진위여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콜옵션에 약정금액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이후 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점을 지배력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한 판단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적재산권 매각과 자본감소, 차입 등 재무정책 결정 시 반드시 바이오젠 동의 얻도록 돼 있다. 중요 정책 단가 등에 대해서 합작계약에 합의돼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공동지배로 보는 게 맞다.

-2015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지분법을 적용, 내부 가치를 부풀렸다고 보는 건가

▶이번에 심의대상은 회계기준 변경의 적정성이다. (회계기준 변경이 부당하므로) 공정가치 평가를 취소하라는게 이번 감리 결과다. 국회 질의과정에서 제기된 2015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정과 안진이 수행한 평가는 내부 참고 목적으로 외부감사법이나 자본시장법 규제 범위 밖에 있다. 증선위가 이 평가에 대해 자료제출 요구할 근거가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선 대우조선해양보다 징계 수위가 높은데, 외부감사인에 대해선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최근 행정소송의 영향인가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건 징계에 대한 법원 판단은 과징금은 적법하다는 것. 회계법인이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랐고 과징금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번 논의에선 행정소송 결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애초에 관계사로 본다면 지분을 공정가치로 평가해서 반영해야 하는가

▶아니다. 공정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공정가치 평가는 회계가치 기준을 중간에 변경할 때만 하는 것이다. 처음에 장부가로 매긴 금액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ISD 소송가능성은 고려했나

▶관련없다고 본다.


-행정소송에 들어가면 재무제표 수정하는 것도 미뤄지는 것인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이번 의결 효력이 정지된다.

-삼성물산 감리는 언제쯤 검토하는가.

▶ 재무제표 다소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보겠다. 감리 필요성이 있느냐를 지금 말할 수 없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50%이상 갖고 있다.

-분식 배경에 대해선 자본잠식 하나만 판단한 건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후 정당성까지 같이 고려한 것인가

▶합병은 아니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에 따른 대규모 부채를 인식해야 하는데 그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봤다. (문제가 된) 회계처리는 2015년 3~4분기에 일어났는데 합병은 그해 5월에 이사회 결의, 7월 마무리 됐다. 재무제표 수정이 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가치평가를 산출하고 이걸 반영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은 맞지만 우리는 2015년도 회계처리 적정성을 중점적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