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성애 장면 묘사 소설가에 "징역 10년6개월"

머니투데이

김준석 인턴기자

베이징 주재 캐나다 대사관의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포스터 앞을 지나가는 베이징 시민의 모습 /AFPBBNews=뉴스1

중국 인터넷 소설가가 작품에서 동성애 장면을 묘사해 징역 10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성폭행범이 징역 3년에서 10년형을 받는 중국법에 비춰볼 때 과도하다는 의견이 중국 법조계와 인터넷 공간에서 나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현지시간) '티엔이'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인터넷 소설가 리우 씨가 지난달 포르노 생산 및 유통 혐의로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리우 씨는 2017년 '공점(攻占)'이라는 이름의 소설을 인터넷에 발표했으며 이 소설은 단행본으로도 제작돼 7000부가 팔렸다. 이 소설은 남성 교사와 남성 제자 간 애정을 다루고 있으며, 당국은 이중 남성 간 성애 장면 묘사를 문제 삼았다.

한국의 대법원 격인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선고문에서 "법 해석에 따르면 5000부 이상의 포르노 서적을 판매하거나 1만위안(약 162만원)의 수익을 낸 것을 '특별히 심각한 경우'로 보며 이 경우 최소 징역 10년형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SCMP는 법조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성폭행 사범이 징역 3년에서 10년까지 선고받는 것과 비교해 10년 6개월형은 가혹하다고 전했다. 앞서 윈난성에서 4세 여아를 성폭행한 남성이 1심에서 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국민적 공분이 일자 2심에서 8년형으로 형량이 늘어난 바 있다.

상하이 소재 등쉐핑 변호사는 SCMP에 이번 선고에 대해 "너무 과한 선고"라며 시대 변화에 발 맞춰 법 해석과 법 조문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중국 당국은 동성애 관련 영상물에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당국은 동성애를 "비정상적 성관계"로 규정하고 지난 4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상 동성애 관련 게시물 5만6000개를 전면 삭제한 바 있다. 3월에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검열로 베이징 국제영화제 상영목록에서 갑자기 사라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