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공동창업했던 유진산·이상훈…나란히 코스닥 입성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왼쪽)과 유진산 파멥신 대표는 과거 파멥신을 공동 창업하고 경영했다.

과거 바이오 기업을 공동창업했다 결별했던 유진산 파멥신 (2,915원 ▼285 -8.91%) 대표와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최근 각각 다른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켜 화제다. 두 사람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나란히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주식 평가가치를 보유하게 됐다.

항체신약 개발 전문기업 파멥신이 지난 2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공모가 6만원인 이 회사 주식은 상장 다음날인 22일 7만500원에 마감해 무난하게 증시에 입성했다.


이 회사는 항체 기술을 이용해 항암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08년 설립됐다. 창업자인 유진산 대표는 이듬해 아스트라제네카, 제넨텍 등에서 항체연구를 해온 이상훈 대표를 영입했다. 유 대표가 대외적인 일을 맡고, 이 대표가 연구개발과 내부살림을 책임지는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의 동거는 5년 만에 끝났다. 회사 경영을 놓고 의견 차이가 컸다는 것이 주변 이야기다. 이 대표는 파멥신 지분을 액면가인 500원에 전량 매각하고 회사를 떠났다.

결별 이후 유 대표와 파멥신 행로는 평탄하지 않았다. 파멥신은 2015년 기술성평가를 통과했지만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았고, 2016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심사 미승인 결과를 받았다.


이 대표는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경험했다. 파멥신을 나온 이 대표는 2014년 한화케미칼로 스카우트됐다. 대기업에서 제대로 된 신약을 개발하고 싶어 옮겼지만 기대와 달리 입사하자마자 회사가 바이오 사업을 접겠다고 발표했다. 사업을 정리하는 일을 억지로 맡게 됐다.

그렇게 갈 곳을 잃은 연구원과 벼랑 끝에선 심정으로 차린 것이 에이비엘바이오다. 14명의 박사급 연구원들이 그를 따랐다. 항체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능을 한다. 하나의 항체가 2가지의 타깃 병원체를 공격하도록 한 게 이중항체다. 이중항체 기술 하나 믿고 2016년 회사를 차렸다. 이후 제약, 바이오 기업들과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기관투자자들이 평가한 회사 가치는 2016년 3월 250억원, 2017년 3월 750억원, 2018년 6월 4000억원으로 급등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는데 희망공모가 밴드가 1만3000~1만70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회사의 가치는 5015억~6560억원이다.

유진산 대표가 보유한 파멥신 지분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330억원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의 지분 가치는 희망공모가 밴드를 기준으로 1654억~216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