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유무형 자산 묶은 '일괄담보제' 도입(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국정과제위원회 및 대통령자문위원회 오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국정과제위원회와 대통령 자문위원회에 "지금까지 국정과제의 큰 지도를 그려왔다. 이제 정부가 해야할 일은 그 지도에 따라 다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뉴스1

기업이 보유한 매출채권, 지적재산권 등 유무형의 자산을 한꺼번에 담보로 설정해 자금을 지원하는 '일괄담보제'가 도입된다. 또 매출액 10억원 이하의 자영업자에 대해선 카드수수료 인하, 매출세액공제 확대 등 지원을 강화하고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불법사금융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으로부터 금융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공급,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를 주문했다.


이날 금융위가 단독 보고한 현안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 △서민금융체계 개편 △주력산업 활력 제고를 위한 금융지원 방안 등 3가지였다.

문 대통령은 주력산업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으로 금융위가 보고한 '일괄담보제도'의 적극 추진을 지시했다.

일괄담보제는 현재 부동산, 지적재산권, 동산담보 등 담보별로 실행되는 대출이 아닌 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자산들을 한꺼번에 담보로 설정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미국, 일본 등에선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엔 없는 제도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이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 가치를 한꺼번에 평가하는 방안"이라며 "부동산이 없는 기업이라도 임차권, 특허, 매출채권 등을 묶어서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문 대통령이 적극적인 추진을 지시한 만큼 현재 논의를 진행중인 동산담보활성화에 포함시켜 제도 도입을 준비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또 "자본시장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은행에 대한 자본규제 개선을 통해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 관행에서 기업금융이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신용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에 대해선 최 위원장에게 "경영애로를 겪는 가맹점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고, 매출액 10억원 이하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매출세액공제의 규모 확대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매출세액공제가 확대되면 10억원 이하 자영업자들의 실질 카드수수료 부담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문 대통령은 또 취약계층에 대한 서민금융 지원과 불법사금융 단속을 강조했다. 금융위가 추진 중인 서민금융체계 개편에 대한 지시사항이었다. 금융위는 2008년부터 시작한 '서민금융'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꼭 필요한 취약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문 대통령은 "금리 상승기에 제2금융권 등 고금리대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으므로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서민금융지원체계 개선 방안도 적극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또 "불법 사금융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불법사금융업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대부업법‧이자제한법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동시에 불법사금융신고센터 운영 활성화도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불법사금융의 고금리 대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며 "정부 부처 및 지자체가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