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엘포인트' 뒤 쌓이는 '빅데이터'야 말로 진짜 경쟁력"

황윤희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부문 상무 /사진제공=롯데멤버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영향력이 막강해지며 유통 대기업이 온라인에 수조원씩 투자하며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그렇다고 기존 오프라인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대표 유통기업 롯데는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 즉 '옴니채널' 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멤버스 빅데이터 부문을 총괄하는 황윤희 상무(43)는 "고객이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남긴 흔적을 빠짐없이 모으고, 연계하고, 고객 개개인의 '쇼핑맵'을 완벽하게 그려낼 수 있는 기업이 이커머스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롯데는 백화점, 마트, 편의점은 물론 시네마, 식음료 등 다수 계열사에서 온·오프라인을 관통하는 빅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라고 말했다.


롯데멤버스는 롯데 계열사의 제품(서비스) 구매시 적립되는 '엘포인트'와 제휴사를 통한 서비스를 통합 관리, 운영하는 회사다. 황 상무는 컨설팅 기업, 카드사, 대기업 멤버십포인트 운영사를 거쳐 롯데멤버스에 2015년 합류했다. 다수 계열사를 기반으로 포인트 적립처와 사용처가 풍부한 롯데에서 '살아있는 데이터'로 많은 도전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황 상무는 "'포인트'보다 더 눈여겨 봐야할 것은 이를 통해 쌓이는 방대한 고객 '빅데이터'"라고 강조했다. '엘포인트'를 이용하는 회원 수는 3800만명, 1년에 한 번이라도 포인트를 사용하는 고객은 2000만명, 하루 한 번이라도 포인트를 사용하는 고객이 140만명으로 사용률은 95%로 높게 유지된다. 이를 바탕으로 '살아있는 빅데이터'도 쌓인다.

황윤희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부문 상무 /사진제공=롯데멤버스

황 상무는 질 좋은 데이터가 빠짐없이 쌓이는 것, 그리고 통합적으로 관리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소비자들이 하는 행동은 '멀티'입니다. 예컨대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을 입어만 보고 구매하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반대로 온라인에서 검색만 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 때 온·오프라인 정보가 통합되지 않으면 옷을 구매한 고객에게 관련된 상품을 쓸모없이 추천하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면 정확도가 크게 개선됩니다. 여기에 다른 계열사 및 제휴사에서 구매한 내역까지 통합되면 고객의 취향, 라이프 스타일까지 판단해 상품 추천 및 혜택 제공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객에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내년부터는 고객의 구매활동을 바탕으로 소비여력을 분석해 보조적인 신용정보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계열사 간 빅데이터 통합 활용도 및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포탈을 꾸리는 작업도 진행한다.

황 상무는 "'빅데이터'라는 처음 가는 길을 가야 하는 만큼 인내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며 "하지만 국내 어느 기업도 갖추지 못한 풍부한 기반이 있는 만큼 멤버스도 롯데 '빅데이터 허브'로서 지속 성장하고 '옴니채널'도 진화를 거듭해 강력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