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떠나는데…개미만 몰린 코스닥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

연초 코스닥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지속적인 주가 상승 흐름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가가 오르는 와중에도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유출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개인 투자자금만 몰리면서 투자심리에 따라 불안정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된 금액은 4조5915억원으로 지난해 10월11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일 거래대금 4조원을 넘었다. 이후 18일 4조4374억원 21일 4조260억원으로 3거래일 연속 4조원을 넘었고 지난 22일에도 3조9301억원이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코스닥 주가가 폭락한 이후 일 거래대금이 3조원대 초반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거래 분위기는 다소 회복된 모양새다. 코스닥시장은 2017년12월 평균 지수 798.42에서 2018년 1월 913.57로 한 달 새 14.42% 급등하면서 일 거래대금이 8조~10조원을 오갔지만 이후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거래대금도 크게 줄었다.

올 들어 코스피 시장이 탄력을 얻으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에 코스닥시장에도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첫 개장일 코스닥지수는 682.16으로 출발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우상향했고 지난 22일에는 연초보다 25.28p(3.8%) 오른 694.55로 마감했다.

지표는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견조한 흐름을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개인 투자자금은 꾸준히 유입되는 반면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은 계속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에서 개인 투자자는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15거래일 중 12거래일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13거래일, 외국인은 11거래일을 순매도 했다. 올해 누적으로는 개인이 1조1718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기관은 7763억원, 외국인은 249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에서도 기관·외국인 자금의 유출은 지속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개인 자금 1271억원이 순유입된 반면 기관은 708억원, 외국인은 595억원을 빼냈다. 신라젠도 올해 개인 순매수(754억원)는 지속됐지만 기관과 외국인 자금 761억원이 유출되면서 추가 하락이 지속 중이다. 이밖에 △포스코켐텍 △에이치엘비 △스튜디오드래곤 △코오롱티슈진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에서 기관과 외국인 자금이 동시에 빠져나갔다.

올해 국내 경기 전망이 밝지 않고 세계 경제 성장세도 둔화하는 추세여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연기금 등은 해외시장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미국을 제외한 해외 주요국의 성장세 둔화로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오르더라도 기관과 외국인 투자가 뒷받침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장 분위기와 심리에 영향을 받는 개인의 투자 비중이 높으면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우량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인 상승이 지속되려면 개인보다 기관의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