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개인정보 관리 허점 가상통화 거래·O2O에 과태료

지난해 3월 21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13차 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등을 위반한 가상통화 취급업소 2개사와 금융 O2O(온·오프라인 연계사업자) 4개사, O2O 스타트업 4개사에 총 7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29일 의결했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의결했다. 방통위는 해킹 등으로 개인정보 침해가 우려되는 가상통화 취급업소 5개사, 생활밀접형 O2O 사업자 16개사 등 총 21개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취급·운영 실태를 조사했다.


블록체인 취급업소 조사 대상은 스트리미, 오케이코인코리아, 코인네스트, 코인링크, 한국블록체인거래소 등이다. 금융업 O2O사업자는 국민은행, 국민카드, 농협은행, 비씨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은행,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등이다. O2O 스타트업 중에선 그린카와 에펙스, 집닥, 플레이윙즈, 텐핑거스, 하우스미디어가 조사대상이 됐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보통신망법 제28조 위반 사실이 확인된 10개사에 시정명령과 총 7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업자는 오케이코인코리아와 코인링크, 국민은행,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에펙스, 집닥, 텐핑거스, 하우스미디어 등이다.

오케이코인코리아는 개인정보처리시스템 접속기록을 6개월 이상 보관하지 않았고 해당 기록을 월1회 이상 정기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또 회원탈퇴 방법을 가입보다 어렵게 했다는 점에서 시정명령과 총 과태료 1400만원을 받았다. 코인링크도 개인정보처리시스템 접속기록 6개월 이상 미보관으로 과태료 700만원을 부과받았다.


국민은행은 개인정보 열람 방법을 가입보다 어렵게 해 과태료 500만원이 의결됐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개인정보취급자의 접근권한을 차등부여하지 않았다는 점과 이용자 아이디를 암호화하지 않고 전송했다는 점에서 각각 과태료 500만원을 받았다.

O2O 스타트업들도 개인정보처리시스템을 6개월 이상 보관하지 않았거나 기록을 월1회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 회원탈퇴를 가입보다 어렵게 설정해뒀다는 점에서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은 "금융 부대 서비스에 허점이 있다"며 "금융사업자들이 부동산이나 쇼핑, 여행 등 웹사이트에 정보통신망법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는데 그 점을 무시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적으로 이용자 아이디를 송수신할 때 암호화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상통화 중개사업자의 보안 중요성은 충분히 문제제기가 된 사안"이라며 "지속적인 사후 감시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석진 상임위원은 "O2O서비스는 생활에 밀접하기 때문에 보안 구멍이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이번 과태료 부과는 너무 낮은 수준에서 책정됐고 사업자에게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모바일 시대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개인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해야 하는데 기본적인 보호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회사에 엄격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