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조, 사외이사 후보 추천 자진철회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사외이사 후보 추천 안을 자진 철회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과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KB노협)는 21일 "백승헌 변호사를 KB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수일 내 자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지향에서 KB금융 계열사인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소송을 수행한 사실이 있어 이해 상충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KB노협에 따르면 법무법인 지향의 대표변호사는 KB손해보험에서 월평균 200만원 미만, 월평균 2건 미만의 구상권 관련 소액 사건을 수임했다. 이는 KB손해보험의 연간 법률자문·소송대리 규모와 비교하면 금액으로 0.1% 미만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사안이 후보자 결격 시비와 노동계 기업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훼손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철회했다는 게 KB노협의 설명이다.

박홍배 KB노협 의장 겸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아주 작은 규모의 건이었지만 투쟁의 순수한 취지를 헐뜯을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번 일과 별개로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KB노협은 내달 27일 개최되는 정기 주총에서는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없게 됐다. 주총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선 통상 개최 6주 전 제출돼 4주 전 확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노협의 주주총회 추천 시도는 3번째로 무산됐다. KB노협은 지난 2017년 11월 임시 주총과 지난해 3월 정기 주총에서 하승수 변호사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각각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주총에서 과반 찬성을 얻지 못했다.

한편 KB금융은 "노조의 요청에 따라 백 변호사의 이해상충 여부에 대해 다수 법무법인에 법률 질의를 진행했으며, 이해상충 여부에 대한 논쟁의 소지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기 위해선 관련 법에 따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이사회 등을 통해 자격검증을 실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조 측에 자격검증을 위한 서류제출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받지 못해 주총 상정 관련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