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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받는' 서점, 6개월을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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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동 기자
  • 2019.06.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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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산지석]
문닫은 서점 고쳐 만든 日도쿄 '분키츠'
1만6500원에 책·음료 편히 즐길 수 있어
"책과의 만남" 중시, 책 배열 방식 독특
30~40% 나가며 책도 사… 객단가 2배

[편집자주] 타산지석, 남의 산에 있는 돌이 내 옥을 다듬는 데 도움될 수 있다는 뜻. 고령화 등 문제를 앞서 겪고 있는 일본 사회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배울 점, 경계할 점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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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분키츠 트위터
'입장료 받는' 서점, 6개월을 살아남았다
최근에 서점 가신 적 있으신가요? 출판시장이 어려운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올해 초, 기사를 통해 입장료를 받는 일본의 한 서점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11일 이 서점이 문을 연 지 6개월이 됐는데요. 이런 개념의 서점이 소비자에게도 잘 받아들여졌을까요?

일본 도쿄 롯본기에 지난해 12월11일 문을 연 '분키츠'(文喫, 글을 만끽하라는 뜻)는 앞서 6개월 전 문을 닫은 유명 서점 '아오야마 북센터'를 개조한 것입니다. 일본도 출판시장이 불황이어서 종이책 판매는 14년째 줄고 있고(지난해 매출 1조2800억엔), 서점 수도 2000년의 절반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분키츠는 운영 방식이 매우 독특합니다.

우선은 입장료. 책을 보기 위해서는 1500엔(약 1만6500원, 세금 별도)이 필요합니다. 책 한 권 정도의 가격입니다. 들어가면 서로 다른 3만권의 책을 제약 없이 자리에 앉아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살 수도 있습니다. 좌석이 90개가 있어서 분키츠는 도서관 같기도 하고, 커피 등 음료가 무한 제공돼 카페 같기도 합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인스타그램에서 분키츠(#bunkitsu)로 검색한 결과 화면.
인스타그램에서 분키츠(#bunkitsu)로 검색한 결과 화면.
다른 큰 특징은 독특한 책의 배치입니다. 이 서점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분키츠의 부점장인 하야시 이즈미 씨는 최근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책장은 물과 같다. 유동적이어서 언제 서점에 오더라도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직원들은 책의 배치를 통해 이야기를 심습니다.

예를 들어 '김치'와 관련된 책을 놓는다면, 김치 담그는 법에 대한 책 옆에는 김치를 이용한 요리 책, 발효음식 문화 책, 발효에 대한 과학 책 등 장르를 넘어서 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책들이 나란히 이어지는 식입니다. 양팔저울 위에 대비되는 책을 놓기도 합니다.

그저 특이하게 하려고 이렇게 하는 건 아닙니다. 분키츠는 스스로를 '책과의 만남을 위한 책방'으로 정의합니다. 3만권의 책은 같은 게 없습니다. 베스트셀러 목록 같은 것은 다루지도 않습니다. 유명하지 않은 책도 많습니다. "아, 이런 책도 있었네" 하는 소비자 반응이 나오면 서점은 만족입니다.

/사진=트위터
/사진=트위터
책 읽기에 대한 이들의 생각도 자유롭습니다. 앞의 하야시 부점장은 "책을 다 읽어야 독서가 아니다. 기억에 남는 좋은 문장 하나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독서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합니다.

원하는 고객에게는 책 선택 서비스를 해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화입니다. 독자의 마음 속에 있던 욕구를 구체화 하는 과정입니다. "어떤 주제 책을 찾나요?" "왜 그 주제 책을 원하시나요?" "그 주제 관련해 이런 장르 책도 있는데 어떠신가요?" 등 대화를 이어나가다 2~3권의 책을 추천해줍니다. 이런 서비스가 책 구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개점 6개월, 궁금한 것은 이 서점이 어려운 출판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여부입니다. 분키츠에 따르면 업체 수입 중 가장 큰 부분은 입장료라고 합니다. 또한 고객 10명 중 3~4명이 나갈 때 책을 사갈 만큼 판매액도 큽니다. 고객 당 매출액은 3000엔(3만3000원) 안팎으로 이는 일반 서점의 2배 수준입니다. 입장료 정책이 경영 측면에서 효과를 본 것입니다.

분키츠는 그 독특함 때문에 일본뿐 아니라 해외 여러 언론에도 소개되면서 이름값이 높아졌습다. 휴일에는 손님이 많아 대기가 필요할 정도입니다. 따라서 이곳의 실적만 놓고서 이것이 대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분키츠 서점 안에는 연구실, 전시실, 식당 등도 있고 강연 등의 행사도 열립니다. /사진=분키츠 트위터
분키츠 서점 안에는 연구실, 전시실, 식당 등도 있고 강연 등의 행사도 열립니다. /사진=분키츠 트위터
다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최근 분키츠를 갔던 한 트위터 사용자는 "4시간 있었지만 더 오래 있고 싶다. 아침부터 밤까지 평소 읽지 않던 책을 읽고 싶다"며 "나오면서 책 1권을 샀다"고 적었습니다. "뜨내기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 조용히 책 읽기 좋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호응이 커보입니다.

도서관처럼 여러 사람이 들춰보는 책이 깨끗할까 의문이 듭니다만 한 이용객은 "찜찜했지만 다행히 손상된 책은 없었다"는 경험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달 초 서울시는 지역의 문화거점을 만들기 위해 동네책방 50곳을 '서울형책방'으로 선정했습니다. 분키츠처럼 독특한 큐레이션이 돋보이는 '아크앤북(ARC.N.BOOK)', 초대형 헌책방 '서울책보고' 등도 온라인에서 화제입니다.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고 인터넷서점이 커진 요즘, 기존의 서점들은 이야기와 만남이 있는 곳으로 변화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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