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은 어떻게 日 제재 무풍지대가 됐나

한화큐셀 터키 부르두루주 태양광발전소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일본 제재가 재계를 긴장시키고 있지만 태양광은 무풍지대다.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오히려 특허 침해 국가에 소송을 걸고 있다. 동시에 북미와 유럽지역 수요가 늘어난다. 중국 태양광 보조금이 부활되면 수요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8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제재에 태양광 관련 제품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태양광 셀 생산 과정에서 일본 기술이나 부품을 사용하는 게 전혀 없다"며 "일본 내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결은 원천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을 통해 셀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통해 태양광셀을 만든다. 한화큐셀은 셀 생산기술은 물론 신기술 특허까지 보유하고 있다. 태양광 셀 후면에 보호막을 만들어 셀을 투과하는 빛을 다시 반사시켜 발전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원천기술을 갖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늘 공세다. 특허청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제소를 가장 많이 한 국내 기업(17건)으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인 진코솔라, 룽지솔라 등 3개사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소송을 동시 진행 중이다.

소재도 일찌감치 국산화했다. 셀 생산에서 반도체 생산 과정과 유사한 에칭가스 식각 공정을 거치지만 가스를 국내 기업에서 공급받는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협력사가 에칭가스 원료도 중국과 제3국으로 다변화했다"며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국산화를 추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화케미칼과 OCI 등 폴리실리콘 제조업체들의 원료는 중국이 주요 수입원이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태양광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유럽, 중국이 꿈틀댄다. 미국 시장은 각 주정부의 태양광 장려 정책이 빛을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정부는 내년부터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지 않은 건물에 시공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인근 플로리다주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의 ITC(투자세액공제) 제도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2022년까지 제도 시행이 연장됐다. 태양광 투자금액의 30%를 정부가 지원한다. 한국은 지원비율이 1%다. 수출입은행은 이에 힘입어 미국 태양광 설치량이 지난해 10.6GW에서 올해 12GW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에는 15G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영국이 5월 기후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태양광 시장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는 탄소발자국(이산화탄소 총량 인증) 제도를 적극 시행 중이다. 독일의 태양광 증설 기조도 여전하다.

중국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수요가 줄었던 중국의 경우 정부 보조금 정책 확정으로 올 하반기에 호조가 예상된다"며 "상반기 중국 수요는 9GW 내외로 예상보다 저조했지만 하반기 수요는 25GW 내외로 큰 폭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