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유튜버 꽁지 '버스 성추행' 폭로…2차 가해도(종합)

/사진=유튜버 꽁지 SNS

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꽁지가 고속버스에서 자신을 성추행한 가해자를 직접 검거한 가운데 누리꾼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그는 "감사하다"면서도 악성 댓글을 보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꽁지는 7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댓글 다 잘 읽고 있다. 힘이 많이 된다. 저는 생각보다 강하다"라고 적었다. 이어 "기사 댓글들 보내주지 마세요"라고 덧붙였다. 실제 꽁지의 성추행 피해 사실이 기사로 보도된 후 그를 향한 외모 비하, 욕설 댓글 등 2차 가해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꽁지님 큰일 하셨다. 2차가해 댓글 다 고소하길", "꽁지한테 악성 댓글 고소당하면 성추행범처럼 봐달라고 애원할 거면서", "왜 피해자가 또 피해를 보느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꽁지는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고속버스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약 10분 길이의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꽁지 유튜브 채널

영상에 따르면 꽁지는 지난 3일 서울 고속터미널역에서 출발해 동대구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자리가 부족해 동행한 PD와는 앞뒤로 앉았고 그의 옆자리인 창가 쪽 자리에는 남성이 앉았다.

버스가 출발한 지 한 시간 정도 흐른 뒤 꽁지는 "잠을 자던 중 누군가 오른쪽 가슴을 만지는 느낌에 정신이 확 들었다"며 "진짜인지 파악하려고 자다가 자연스럽게 깬 척했더니 옆에서 화들짝 놀라며 손과 몸을 치우는 것이 확실히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꽁지는 "수치스러워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사람을 잡고 싶었다"면서 다시 잠든 척을 했고 가해 남성은 약 15분 뒤 다시 그의 가슴으로 손을 뻗었다. 성추행 정황이 확실해지자 꽁지는 남성의 팔뚝을 낚아채면서 "자는 줄 알았어? 안자고 있었어. 두 번이나 만질 동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상에서 "일행이 함께 있어 용기를 내 (현장에서 가해 남성에게 따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남성은 "무슨 소리 하느냐"며 모른척했고 꽁지는 "시끄러워지고 싶지 않으면 사과하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가해 남성은 범행을 부인했으나 끝내 "아예, 예 죄송"이라며 잘못을 시인했다.

꽁지는 경찰인 남편에게 성추행 소식을 알렸고, 남편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가해 남성은 그에게 "아니요 저기, 곧 휴게소 내리면 정식으로 사과할 테니 경찰만은 제발"이라며 애원했다. 꽁지와 남성은 가까운 휴게소에서 하차해 경찰을 기다리며 실랑이를 벌였다.

영상 속 가해 남성은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보다. 자는 줄 알았다"면서 "진짜 원래 그런 사람 아니다. 누구한테 살면서 나쁜 짓한 적 없다. 내가 미친놈이다"라고 호소했다. 이후 꽁지는 경북서부해바라기센터로 가서 피해 사실을 진술했고 경찰은 가해 남성을 연행했다.

꽁지는 "합의나 선처 없이 (가해 남성이) 처벌받게 하겠다. 이 이야기를 내 채널에 올려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공유한다"며 "이로써 어딘가 있을지 모르는 예비 범죄자들에게는 강한 경고를, 피해자분들에게는 위로와 도움을, 성범죄 사건 해결에는 충분한 선례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영상은 게시된 지 이틀 만인 7일 오후 5시 기준 25만명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