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개와 놀고, 부인은 '단체여행'…日 총리 부부 구설수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가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 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쿄의 고쿄(皇居)에 도착하고 있다. 2019.10.22.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외출·영업 자제를 호소하는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부부가 잇단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16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 최신호에 따르면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 여사는 지난달 15일 일본 서남부 오이타 현 우사 시에 있는 신사 우사진구를 참배했다. 이 참배에는 50여 명 가량의 일행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에 여사의 '단체여행'의 한 목격자는 "(코로나19로) 신사 내를 걷는 사람은 매우 드물었는데,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경내를 걷고 있었다"며 "자세히 보니 맨 앞에 선 사람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아키에 여사였다.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의 '단체여행'은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한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연 바로 다음날이다. 당시 아베 총리는 "코로나19가 확산돼 경계를 풀 수 없다"며 외부 활동 자제를 강조했다.

아키에 여사의 '단체여행'을 주관한 주최측은 "코로나19 때문에 일정이 전부 없어져 어디론가 가고 싶다"며 아키에 여사 측에서 문의가 왔다고 밝혔다. 아키에 여사는 우사신궁 참배 외에 다른 일정에는 합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 뉴스 1

아키에 여사는 지난달 말 인기 모델과 아이돌 그룹의 멤버 등 남녀 13명과 함께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에도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외출 자제를 요청한 시기였다.

아베 총리도 지난 12일 트위터에 일본 가수 호시노 겐의 '집에서 춤추차'는 노래와 함께 반려견과 장난을 치는 동영상을 게시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56초 분량의 영상에는 여유롭게 차를 마시거나 독서를 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의 취지는 외출을 자제하자는 의미였으나 일본 누리꾼들은 "총리가 지금 개하고 놀 때인가"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총리가 국민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은 우아한 휴식이 아니라 특단의 대책을 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 내의 코로나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지난 1일에도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코로나19 경험도 인생의 큰 재산이 될 것"이라고 말해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의 집계에 따르면 15일 기준 일본 내 총 확진자 수는 9434명(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확진자 포함)으로, 그 중 191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