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이지만…같은 듯 다른 네이버·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새로운 기회가 된 기업들이 있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표적. 이들은 지난 1분기 모두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거뒀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됐고, 그런 수요에 적합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기 때문. 네이버는 검색을 앞세운 플랫폼 '네이버'를, 카카오는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을 내세웠다.


양사가 사업을 보는 방향도 비슷하다. 지난해 테크핀, 커머스, 콘텐츠 등 다양한 신사업 발굴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외연을 확장한 점도 공통점이다.
비대면 소비 확산 효과 톡톡…쇼핑·페이·웹툰 '쑥'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7321억 원, 2215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6%, 7.4% 증가하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8684억 원, 88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218.9% 씩 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양사 모두 쇼핑, 금융, 콘텐츠 분야에서 선전한 결과다.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양사는 온라인 쇼핑 매출이 늘었다. 네이버의 1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56% 늘었다. 온라인 쇼핑이 늘자, 네이버페이(간편결제) 결제액도 뛰었다. 월 결제자수는 1250만명으로 올 초보다 100만명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페이 분기 결제액은 5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카카오도 비슷하다. 온라인 판매자들이 주로 찾는 톡비즈 1분기 매출은 신규 광고주가 늘며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2247억 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판매가 대세를 이루며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 등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카카오페이 역시 꾸준히 성장중이다. 카카오페이의 1분기 거래액은 14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콘텐츠 소비를 늘린 점도 같다. 네이버의 1분기 콘텐츠서비스 매출액은 554억원으로 웹툰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58% 성장했다. 웹툰의 글로벌 월간사용자수(MAU)는 6200만명에 달했다. 카카오의 경우 일본 내 웹툰 서비스인 '픽코마'가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이 2배 이상 증가하며 유료 콘텐츠 부문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카카오뱅크 / 사진제공=카카오뱅크

네이버, 뱅크 대신 파이낸셜로 승부…카카오, 게임·모빌리티 사업 확대양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유사하지만 차이도 있다. 우선 금융 부문에서 결이 좀 다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융 사업에 진출했지만 분야가 갈린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업에 뛰어들었지만, 네이버는 인터넷전문은행 대신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다.

카카오뱅크는 계좌 개설 고객 수 12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3% 증가했다. 지난해 순이익만 137억원. 출범 2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뱅크 앱 2.0 업데이트로 금융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중 네이버통장을 시작으로 하반기 다양한 금융 상품을 출시한다. 네이버의 커머스 경쟁력이 강화된만큼 하반기 금융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면 파괴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쇼핑의 정기·반복 구매 같은 프로그램이 네이버파이낸셜과 연결 고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인터넷 은행법 개정안 통과로 네이버가 인터넷전문은행업에 진출할 길 참여할 길이 열렸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카카오T 로고 / 사진제공=홈피

또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게임 사업을 키우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2013년 게임부문이 NHN으로 독립 분사된 후 사업을 접은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 2012년 모바일 메신져 카카오톡 내 카카오게임 서비스를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게임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16년 당시 게임 사업을 맡던 손자회사 엔진과 다음게임을 합병해 현재의 카카오게임즈로 사업을 본격화했다. 카카오의 게임 콘텐츠 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한 968억원이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달리 모빌리티 사업에도 진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법인을 인수해 택시면허 900여 개를 확보하고 가맹택시 서비스 ‘카카오T블루’의 운행 지역을 확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