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도 60세 미만 AZ 백신 접종 중단…"예방 차원"

/사진=AFP

필리핀 보건당국이 60세 미만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8일 로이터에 따르면 롤란도 엔리케 도밍고 필리핀 식품의약국(FDA) 청장은 이날 "유럽의약품청(EMA)이 혈전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으로 등록해야 한다고 권고함에 따라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며 "아직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관련 부작용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도밍고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하는 것이 백신이 안전하지 않거나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단지 필리핀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예방조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공평한 조달·배분을 위해 운영 중인 글로벌 협력체 COVAX(코백스)로부터 52만5600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급받았다. 필리핀 30여개의 민간업체가 구매 계약을 체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60만회분은 내달 도착한다. 민간업체가 구매한 백신 대부분은 정부의 백신 프로그램에 제공되고, 나머지는 업체 직원에게 접종될 예정이다.

필리핀은 지난달 1일 의료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으며, 지금은 기저질환자와 고령층 등 고위험군까지 접종이 확대됐다. 필리핀 정부는 올해까지 전체 인구 1억8000만명 중 7000만명에게 접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MA은 지난 7일(현지지간) 성명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매우 드물게 희귀 혈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부작용으로 등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된 부작용 사례 상당수는 접종 후 2주 이내에 60세 미만 여성에서 발생했지만, 특정 성별과 연령대가 특별히 위험하다는 것은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EMA는 설명했다. 성인에 대한 접종 권고는 유지됐다.

EMA의 발표 후 유럽 일부 국가들은 추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특정 연령대에만 접종하기로 하는 등 지침을 변경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60세 이상에만 접종을 권고했고, 벨기에는 55세 이하 연령층에 대한 접종을 금지했다.

EMA의 새 발표에 앞서 프랑스(55세), 독일(60세), 네덜란드(60세), 캐나다(55세) 등은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으며, 한국도 7일 60세 미만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