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당해 50바늘 꿰맸는데…경찰 조사도 없었다" 피해자 분노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50대 남성 2명이 지인에게 폭행을 당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시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피해자 모습.(사진=피해자 가족 측 제공)

한 50대 남성이 뇌출혈로 의식을 정도의 큰 폭행을 당했지만 경찰이 충분한 조사 없이 사건을 마무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른 한 피해자는 흉기에 찔려 50바늘을 꿰맨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뉴스1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전북 전주시 인후동 한 주점에서 직장 동료 3명이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오후 8시40분쯤 영업 제한 시간이 다가오자 이들은 자리 이동 문제 등으로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던 중 화가 난 A씨(40대)가 술병으로 B씨(50대)의 머리를 내리친 뒤 깨진 병으로 얼굴을 찔렀다. 또 A씨는 주점 밖 도로에서 또 다른 동료 C씨(50대)를 쓰러뜨리고 발로 얼굴을 여러 차례 밟았다.

이 상황을 본 주점 주인이 "손님이 폭행을 당해 피를 많이 흘리고 있다"고 신고했다. 현재 B씨는 얼굴을 크게 다쳐 50바늘을 꿰맸고, C씨는 현재 뇌출혈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자 측은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 이 사건을 충분한 조사 없이 자체적으로 종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경찰이 A씨와 피해자 C씨를 같은 구급차에 태우는 등 충분한 분리조치도 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이 폭행 사건이 아니라고 보고 우선 병원 이송에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현장에 나온 경찰관이 출혈이 심했던 저와 의식이 없던 C씨에게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다"며 "대화가 가능했던 A씨가 'B씨는 계단에서 넘어져 출혈이 발생했다'고 말하자 이를 믿고 사건 처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C씨 측은 폭행으로 인한 출혈로 최초 신고가 들어갔기 때문에 경찰이 출동 당시부터 애초 폭행사건이라는 점을 인지했다고 보고 있다.

C씨 측은 "경찰이 출동했기 때문에 당연히 조사가 진행될 줄 알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며 "경찰의 허술한 조치에 현재 가해자는 아무런 제재도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이 싸운 것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어 폭행 사건으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후 경찰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고 하고 구급차에 태워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해자 측은 지난 14일 특수상해 등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