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합성 갖춘 ESG 공시 기준 만들 것"…현장 간담회 개최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과 유관기관, 투자자, 민간 전문가 등이 모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기준 제정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글로벌 정합성에 맞는 공시 기준을 제정하면서도 국내 산업구조와 기업의 여건을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 3~4월 중 초안을 밝힐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EC룸에서 자본시장 이해관계자들과 이 같은 내용의 ESG 공시 기준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ESG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글로벌 자본시장의 ESG 정책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정합성을 갖춘 공시 기준을 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합성을 갖춘 공시 기준으로 현장의 기업들이 느낄 이중 공시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ESG 공시기준과 상호운용이 가능한 글로벌 공시기준을 기반으로 국내 공시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김 부위원장은 "국내 산업구조와 기업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도 했다. 한국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제조업 비중이 높은데, 이 때문에 탄소 감축이 쉽지 않은 구조적 특수성이 있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반영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국내 기업들의 ESG 역량을 높이는 노력도 함께 진행키로 했다. 글로벌 ESG 공시 기준 번역, 공시 가이드라인 제공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ESG 공시기준은 투자자에게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이를 통해 기업과 투자자간 정보 비대칭 문제를 완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일된 ESG 공시 기준이 없어 기업간 비교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공시 기준 제정에 나선 배경을 덧붙였다.

금융위는 글로벌 ESG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제 3차 ESG금융 추진단 회의를 열고, 국내 ESG 공시 제도 추진 방향을 제시했었다. 미국 등 주요국의 ESG 공시 의무화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국내 ESG 공시제도는 2026년 이후 도입하기로 하고, 구체적 시기는 추후 관계부처와의 논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또 기업 부담을 줄이고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소 공시로 추진하는 방안과, 초기에는 제재수준도 최소한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공시 기준은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 분야부터 우선 검토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ESG 공시기준 제정에 있어 정보 유용성, 국제 정합성, 기업의 수용가능성이 균형 있게 고려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금융위는 간담회 등을 통해 논의된 의견을 바탕으로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논의를 거쳐 국내 ESG 공시기준 공개초안을 오는 3~4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