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 절반 먹고 "벌레 나와" 환불 요청…"알고보니 봉천동 상습범"

주문한 마카롱 12개 중 6개를 먹은 후 "벌레가 있다"며 전액환불을 요청한 고객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주문한 마카롱 12개 중 6개를 먹은 후 "벌레가 있다"며 전액 환불을 요청한 고객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고객은 다른 가게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환불받은 상습범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민 먹고 환불, 저도 똑같은 일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디저트 샵을 운영한 지 햇수로 10년 차인 자영업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오전 11시쯤 마카롱 12개에 아메리카노 1잔을 더해 약 3만4000원어치의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 배달 후 1시간쯤 지났을 때 매장에 전화가 걸려 왔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고객은 "마카롱 12개를 주문했는데 박스에 벌레가 있다고 한다. 제가 본 게 아니고 지인에게 선물했는데 지인이 그러더라. 지인은 이미 가셨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A씨가 "혹시 사진이 있냐"고 묻자 고객은 "지인이 보내준 사진을 보내겠다"며 바로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에는 좁쌀만 한 검은색 물체가 찍혀있다. 사진만 봐서는 벌레인지, 다른 가루인지 확인이 어려운 정도다.

A씨는 "사진으로 확인이 어려운데 조금 더 밝게 나온 사진이 없냐"고 물었고 고객은 다시 한번 사진을 보내왔다. 그러나 첫 번째 사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였고 여전히 식별이 불가능했다.

A씨는 "기본적으로 저희는 마카롱을 모두 개별포장한 후에 박스 안에 넣기 때문에 음식물이 박스에 직접 닿지 않는다. 그래도 고객이 불편함을 호소했기에 원하는 게 뭔지 여쭸더니 '전액환불'이라더라"라고 설명했다.

환불을 해주기로 한 A씨가 "드시지 마시고 기사님 통해 회수하겠다"고 하자 이 고객은 "지인은 이미 가고 없어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회수된 제품을 받아 저희가 확인해야 환불 처리가 가능하다"고 해도 이 고객은 "지인이 대전에 사는데 이미 가고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배달업체 고객센터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이견을 조율한 끝에 고객으로부터 "회수가 가능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회수했는데 회수 받은 상태를 보니 12개 중 6개는 먹었고 함께 나갔던 아메리카노는 아예 안 돌아왔다. 6개 먹은 상태로 전액 환불을 원하다니"라며 황당해했다.

A씨는 고객이 벌레라고 주장한 물질을 고구마 케이크 맛 마카롱에 붙어있는 빵가루로 추정했다. 그러면서도 "일 크게 만들기 싫어 속상하지만 주문 취소 처리로 환불해줬다"고 털어놨다.

한 고객이 벌레(오른쪽)가 있었다며 거의 다 먹은 케이크(왼쪽)의 환불을 요구했다.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그렇게 일이 마무리되나 싶던 차에 A씨는 기사 하나를 보게 됐다. 같은 동네인 봉천동에서 비슷한 일을 겪은 자영업자가 또 있다는 것. 이 자영업자도 케이크를 주문한 고객이 벌레가 있다면서 환불을 요청, 대부분 먹은 케이크를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당 케이크 업체 사장에게 연락했고, 결국 두 가게에 환불을 요청한 고객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이 고객이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니더라. 이미 먹고 환불받은 데이터가 많았고 이번 케이스를 계기로 배달업체에서 블랙컨슈머로 등록해 앱을 이용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며 "일단 형사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두 분이 같이 신고해라" "주소를 공개해 매장해버려야 한다" "손님도 실명제가 필요하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함께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