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8월 中서 '반토막 행진' 지속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중국 베이징현대 3공장 전경/사진제공=현대차

지난달 중국 4개 공장에서 부품 협력 업체 납품 거부로 가동 중단 사태를 겪었던 현대차 (249,500원 ▼500 -0.20%)그룹이 현지 판매 반토막 행진을 이어갔다.

일단 부품 업체에 미뤄왔던 대금을 지급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슈가 잔존해 있고 롯데마트 등 중국 진출 타 한국 업체들의 철수가 속속 잇따르면서 현대·기아차 (118,200원 ▲1,600 +1.37%)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현대차는 5만3008대, 기아차는 2만3002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각각 35.4%, 45.4% 급감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반 토막 나면서 올해 글로벌 판매량이 목표치인 825만대는 물론 6년전 수준인 700만대에도 못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의 경우 베이징 1~3공장과 창저우 4공장이 대금 지급 지연에 반발하는 프랑스계 부품업체(베이징잉루이제)의 공급 거부로 약 1주일간 가동 중단됐다 재개된 바 있다.

다만 사드 보복 이슈가 본격 불거진 지난 4월 이후로는 월간 최대 판매량을 나타내 일부 낙관론도 나온다. 지난 8월 판매량은 전월에 비해 현대차가 6%, 기아차가 15% 늘었다.

이달 초 창저우 공장이 다른 독일계 부품사의 납품 거부로 또 중단되는 사태도 겪었으나, 현대차의 중국 현지 합작파트너인 베이징기차가 최근 돈줄을 풀면서 대금 지급 문제도 일단락 된 모양새다.

베이징기차는 그간 협력 업체들에 20~30% 단가 인하를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대다수 업체들에 4개월 이상 대금 지급을 지연시켜왔다.

특히 여기에는 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사의 높은 수익성이 장기간 유지됐다는 베이징기차의 인식이 작용했다.

중국 현지 관영매체들이 둘의 '결별설'을 운운하기도 했지만 베이징현대 창립 15주년(10월 18일)을 한달 앞두고 일단 갈등은 봉합되는 모양새다.

내분은 다급하게 수습한 듯하지만 대외 경영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최근 정부가 사드 잔여 발사대 4기에 대한 배치를 완료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보복 조치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롯데마트 등 한국계 유통업체들은 결국 철수 선언을 하기도 했다.

당장 다음달 중순 중국 공산당이 최대 행사인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열면서 내부 결집력을 강화할 수 있어, 베이징현대에 대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파트너사와 부품사 조인트벤처(JV) 설립이 (현재 갈등설 속에서) 합리적인 해결 방안으로 보인다"며 "가장 큰 시장에서 파트너사의 압력으로 그룹 사업 구조의 재편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