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단협 연내 타결 사실상 무산..잠정합의안 노조투표 부결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현대차 2공장 싼타페-투싼-아반떼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길 전망이다.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에 대해 노조가 반대하면서 사실상 연내 타결이 무산됐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22일 전체 조합원 5만8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에서 투표인원 4만5008명 중 과반이 넘는 2만2611명(50.2%)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투표율은 88.4%였다.

노사는 조만간 재교섭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연내 합의안 마련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선 예년보다 낮아진 임금 인상안 수준이 잠정안 부결 이유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도 임단협 잠정안 합의 직후 "아쉽고 성과가 부족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19일 진행한 '39차 본교섭'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합의안 주요 내용은 △자동차산업 위기를 반영한 임금·성과금 인상 자제 △사내하도급 근로자 3500명 추가 특별 고용 △2019년까지 사내하도급 및 직영 촉탁계약직 50% 감축 △중소기업 상생 방안 마련 △4차 산업혁명 대응 관련 노사공동 협의체 구성 등이다.

노사는 특히 어려워진 경영 여건을 감안해 기본급 5만8000원 인상(정기승호, 별도승호 포함), 성과금 및 격려금 300%+280만원, 중소기업 제품 구입시 20만 포인트 지원 등에 합의했다.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성과금도 축소한다는 원칙을 유지한 것.

하지만 이번 합의안 부결로 내년 경영 계획 수립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해빙 무드를 타기 시작한 중국은 물론 올해 내내 판매 부진을 겪은 미국 시장 등에서 판매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당분간은 신속한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249,500원 ▼500 -0.20%)그룹은 내년에도 중국과 미국 자동차 시장이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이사는 지난 8일 서울 언주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2018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에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구매세를 5%로 인하한 효과가 작년에 나타났고, 올해 7.5%에서 내년 10%로 오를 것"이라며 "올해말 선수요가 발생하겠지만 내년 판매가 1.3%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