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경영+신상필벌' 현대차그룹, 310명 임원승진..7년래 최소

현대차 양재동 사옥 전경/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28일 현대∙기아차 159명과 타 계열사 151명 등 총 310명 규모의 2018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15명 △전무 31명 △상무 56명 △이사 92명 △이사대우 115명 △수석연구위원 1명이다.

이는 전년 임원 승진 규모(348명)에 비해 10.9% 감소한 것이다. 2011년(309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다.


2012년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그룹 덩치가 커진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임원 승진 규모는 2011년 수준보다 더 쪼그라든 셈이다.

이는 올해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등으로 주요 해외 시장에서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 내년 경영 전망도 밝지 않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한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하면서 실적 위주의 인사 원칙을 철저히 반영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연구개발(R&D)·기술 분야 승진자는 모두 137명으로 지난해 133명보다 많다.

전체 승진자 중 연구개발·기술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8.2%에서 44.2%로 6.0%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대 비중이다.

또 전체 부사장 승진자 15명 중 현대디자인센터장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등 총 8명이 연구개발·기술 분야에서 배출됐다.

이는 커넥티드카 및 자율주행차·친환경차 등 미래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R&D 부문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지속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분야 우수 인재 육성을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수석연구위원 1명을 새로 선임해 핵심 기술 분야의 전문 역량도 강화한다.

이번에 승진한 한동희 수석연구위원은 엔진성능개발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아 2015년 연구위원으로 선임된 이후 해당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가로서 탁월한 연구성과를 인정받았다.

기획·관리 부문 승진임원은 총 91명으로 연구개발 및 기술 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29.4%)을 차지한다.

이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을 비롯한 미래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사장 승진 임원수를 확대한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지난해 부사장 승진자는 모두 11명이었지만 올해는 이보다 36.4% 늘어난 15명에 이른다.

부사장급 승진자를 늘린 것은 중장기적으로 리더 후보군을 지속 육성함으로써 성장 잠재력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상용차 부문에서 해외 우수 인재 영입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다임러 트럭 콘셉트카 개발 총괄 출신 마이크 지글러 이사와 메르세데츠-벤츠 미니버스 마케팅·영업 담당 출신 마크 프레이뮬러 이사를 새로 영입했다.


높은 성과를 낸 여성 임원 3명에 대한 승진 인사도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 화공사업지원실장 김원옥 상무보A가 상무로 승진했으며 현대·기아자동차 IT기획실장 안현주 이사대우는 이사로, 현대카드 디지털 페이먼트 실장 최유경 부장은 이사대우로 각각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