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삼성 신임사장들 "이제 정말 죽었다고…"(상보)

김종호 삼성전자세트제조담당 사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김영기 삼성전자네트워크산업부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이선종 삼성벤처투자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4일 오전 인사발령 후 처음 열리는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새롭게 삼성그룹 사장단에 합류한 신임 사장들은 4일 인사 후 처음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신임 사장들은 기존 사장단과 인사를 나누며 각자의 포부를 짧게 밝혔다. 참석자들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진행됐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보다 이른 출근길=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사옥 로비는 이른 새벽부터 취재진으로 붐볐다. 평소 수요 사장단 회의 때 포토라인을 치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지만 이날은 로비 중앙을 비켜두고 포토라인이 설치됐다.

이날 사장단은 대부분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도장을 찍었다. 회의는 오전 8시에 시작하지만 이보다 2시간 앞서 오전 6시부터 사장들의 출근이 이어졌다. 신임 사장 중에서는 이선종 삼성벤처투자 사장이 오전 6시20분쯤 가장 먼저 모습을 나타냈다. 삼성화재 사장으로 승진한 안민수 사장이 그 뒤를 이으며 취재진과 인사를 나눴다.


삼성카드 대표이사로 승진한 원기찬 사장은 이날 오전 6시25분쯤 로비로 들어서며 활짝 웃음 지었다. 원 신임 사장은 '승진 소감을 말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손을 흔들며 큰 소리로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또 다른 '새 얼굴'인 김종호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과 조남성 제일모직 사장도 오전 7시 전후로 출근을 마쳤다. 특히 조 신임 사장은 로비 앞에서 바로 차를 세우지 않고 걸어서 조용히 로비로 들어섰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승진한 박동건 사장은 긴장된 탓인지 다소 굳은 표정으로 나타났다.

오전 7시39분에는 김영기 신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신임 사장 중 가장 마지막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신임 사장 8명 중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겸 제일기획 전략부문장을 제외한 7명이 참석했다.

회의를 30분 남겨두고는 새롭게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맡게 된 최치훈 사장이 손 인사를 하며 출근했다. 이어 삼성에버랜드 각자 대표이사인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 겸 리조트·건설부문장과 윤주화 삼성에버랜드 사장 겸 패션부문장이 나란히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돌아가는 길 포부 들어보니=사장단은 이날 강규형 명지대 교수를 초빙해 '한국 현대사의 이해'와 관련한 강연을 들었다. 편 가르기를 넘어서 건전한 시장경제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약 1시간 동안의 회의가 끝난 뒤 로비를 빠져나가는 사장들의 표정은 대체로 환했다. 기존 사장단은 담담하면서도 여유로운 표정이었고 신임 사장들은 달라진 대우에 다소 긴장한 표정이 엿보이기도 했다.

이날 신임 사장들은 참석 소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긴장감 탓인지 취재진과 길게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 취재진들을 향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짧게 포부를 밝히는 정도였다.

김영기 신임 사장은 승진 및 회의 참석 소감을 묻자 "열심히 해야 한다"며 "이제 정말 죽었다고 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김종호 신임 사장은 "회의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며 웃음 지었다.

이번 인사에 변동이 없거나 맡은 분야만 이동한 사장단들은 취재진을 향해 웃음을 보이며 여유로운 모습으로 회의를 다녀갔다.

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은 '회의 분위기가 어땠느냐'는 질문에 "언제나 그렇듯 좋았지만 뉴페이스(새 얼굴)들이 있어 더욱 좋았다"며 "서로 인사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다음 주 진행할 CEO(최고경영자) 쪽방촌 봉사활동을 안내한 서준희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오늘 회의 분위기가 괜찮았다"며 "신임 사장들이 처음 인사하고 포부 밝히는 시간을 가졌는데 (사장단 운영이)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