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스토리'~'굿 다이노'까지…잡스 숨결담긴 애니 비결"

마렌 존스 픽사 전시팀 수석책임 /사진제공=서울디자인재단

"관객들은 최종 완성된 한 편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지만 사실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죠.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협업을 하기도 하고요. 그 과정이 가장 중요해요. 그동안 관객들이 보지 못했던 제작 과정이 전시에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전시 개막 하루 전인 14일 오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을 미리 둘러 본 마렌 존스 픽사 전시 수석책임은 "전시장(DDP)이 훌륭하고 아름답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그는 "(픽사는)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예술작품을 공유하는데 열정이 있다. 영화를 제작하고 싶어하는 다음 세대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주길 바란다"고 개막 소감을 전했다.


'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업', '인사이드 아웃', '굿 다이노' 등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온 픽사는 1986년 존 라세터, 에드 캣멀, 스티브 잡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세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어린이에게는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추억과 동심을 선사해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10년 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개최한 20주년 전시회에서 처음 제작과정을 공개했다.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일본 도쿄에서 특별전을 개최한 뒤 서울 DDP로 옮겨왔다.

마렌 존스 수석책임은 "제작 과정의 스케치나 조각 등 하나하나가 또 다른 예술작품"이라며 "각 작품 자체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협력해 애니메이션 영화가 탄생하는지 엿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픽사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채색 작품/ 사진제공=서울디자인재단, 지엔씨미디어

이번 전시에는 주요 영화 제작 과정에서 만들어진 드로잉과 그림, 캐릭터 모형 조각 등 약 5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존 라세터 픽사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가 강조한 '캐릭터', '이야기', '세계관' 등 세 요소를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픽사 애니메이션의 핵심은 '매력적인 이야기를 풀어낼 것, 그 이야기 안에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살게 할 것, 그 캐릭터가 실제로 존재할 법한 세계에 담을 것'입니다. 각 작품별로 세가지 요소가 어떻게 완성돼가는지 초점을 두고 보면 재밌을 거예요."

그가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으로 꼽은 것은 '토이스토리 조이트로프'(zoetrope)’와 '아트 스케이프'(artscape)다. '토이 스토리 조이트로프'는 일련의 연속된 정지 이미지들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3D 입체 형태로 구현했다. 미디어 설치 작품인 '아트 스케이프'는 처음 콘셉트 작업부터 최종 결과물이 탄생하기까지 과정을 한눈에 보면서 픽사 아티스트들의 작업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존스는 "'조이트로프'는 일본의 지브리박물관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며 "애니메이션의 제작단계를 재밌는 방법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해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술은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끌고 과학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불어 넣는다"는 존 라세터의 말을 인용하며 "두 작품은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픽사 아티스트들이 영감을 받는 과정에서 만들어냈던 모든 예술 작품들을 관객과 나누고 싶었어요. 아무리 기술적으로 복잡한 영화라도 첫 시작은 펜과 연필로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아마 초기 아이디어를 구현한 스케치를 보면 완성작과는 상당히 다른 경우가 많아 놀랄 거예요. 픽사의 열정을 관객과 공유하고 싶네요."

15일 개막하는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은 8월 8일까지 DDP디자인전시관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전시에 사전 판매된 티켓만 6만장, 유례없는 열기를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