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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 자살·술파티 별장…' 외암고택 경매나온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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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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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0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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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주택을 찾아서]<10>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

[편집자주] 국토교통부가 2015년부터 100년 주택인 '장수명 아파트' 인증제 도입에 나선다. 유럽에선 100년 주택 찾기가 어렵지 않지만 고속성장을 하며 재개발·재건축을 해온 국내에서는 100년 넘은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주택이 100년 이상을 버텨내려면 유지·관리비도 만만치 않다. 100년을 버텨온 주택을 찾아 역사와 유지·관리 노하우, 어려움 등을 알아본다.

- 龍 두마리 솟아난 아름다운 정원 …'탄성'과 '탄식' 교차
- 조경뛰어난 '건재고택' 후손 사업실패로 소유권 넘어가

- 경매 나왔지만 2차 유찰뒤 취하…마을측 국가매입 건의
- 옆집 감찰댁도 공매 '감정가 20억' 땅값만 12억5000만원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 사랑채 /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 사랑채 /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 사랑채 앞에 있는 소나무 두그루. 무릎을 꿇고 고택을 지키고 있는 듯 하다. /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 사랑채 앞에 있는 소나무 두그루. 무릎을 꿇고 고택을 지키고 있는 듯 하다. / 사진=김유경기자
"이 소나무는 일본인들이 20억원에 사가겠다고 한 겁니다."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 정원에 있는 소나무 두 그루에 대해 이 마을의 주민이 해준 얘기다. 두 마리 용이 무릎을 꿇고 고택을 지키는 듯한 기묘한 형상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20억원 이상 준들 이런 소나무를 구할 수 있을까.

소나무뿐 아니다. 사랑채를 바라보고 왼쪽으로는 학 모양을 한 연못이 있는데 마을 뒷산인 설화산 계곡에서 흐르는 시냇물을 끌어들인 것이다. 집안에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것.

시냇물 중간중간에는 두세 걸음에 건널 수 있는 작은 무지개다리도 놓았다. 건재고택의 정원은 행정안전부의 '한국정원 100선'에도 선정된 이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다.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 사랑채 앞에 조성한 학 모양의 연못. 마을 뒷산인 설화산 계곡에서 흐르는 시냇물을 끌어들인 것이다./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 사랑채 앞에 조성한 학 모양의 연못. 마을 뒷산인 설화산 계곡에서 흐르는 시냇물을 끌어들인 것이다./ 사진=김유경기자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19-6(외암리 196)에 위치한 건재고택은 4433㎡의 터에 문간채, 사랑채, 안채, 광, 곳간, 가묘가 있고 돌담을 두른 대표적인 양반가다.

조선시대 후기 성리학자인 외암 이간(1677~1727년)이 태어난 터로 18세기 말엽에 외암 선생의 후손인 건재 이욱렬 공이 현재 모습으로 건립했다. 18세손인 이상익(1848∼1897년)이 영암군수를 지냈기 때문에 영암집(영암군수댁)으로도 불린다. 건재 이욱렬은 이상익의 아들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처가로도 유명하다. 김정희 선생의 글씨를 본떠 새긴 현판과 편액(액자)이 있다. 사랑채 기둥마다 추사의 친필로 추정되는 주련이 붙어있다. 이들 고미술품의 감정시가 총액은 1억3000만원에 달한다.

고미술품들의 감정가가 나온 것은 2012년 11월26일 건재고택이 경매시장에 등장해서다. 미래저축은행 파산재단에 따르면 1차 경매가는 48억7284만원. 아무도 경매에 나서지 않아 유찰됐다. 그해 12월31일 34억1099만원에 2차 경매가 진행됐지만 또 유찰됐다. 현재는 경매를 취하한 상태다.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의 솟을대문 /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의 솟을대문 / 사진=김유경기자
건재고택이 경매에 나온 건 외암 이간 후손인 고 이준경씨가 건재고택을 담보로 미래저축은행에서 60억~70억원을 대출받고 갚지 못해서다.

13대째 외암민속마을에서 살고 있는 보존회사무소 이준봉 회장(62)은 "이준경씨가 서울에서 사업을 하면서 수십억 원을 빌려 갚아야 할 부채가 컸고 아들 이정직씨의 음료사업 자금도 필요해 고택을 담보로 대출을 크게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실패로 돈을 갚지 못해 고택이 김찬경씨에게 넘어가면서 이준경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이 회장은 귀띔했다.

건재고택은 고 이준경씨의 부친과 소실이 거주하다 공가 상태인 적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고 이준경씨가 2006년까지 거주했으나 소유권이 미래저축은행으로 넘어가면서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밀항을 시도하기 전까지 술파티를 벌이는 등 별장처럼 이용됐다.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의 안채. 우물에서는 1급수 지하수가 나온다고 한다. /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의 안채. 우물에서는 1급수 지하수가 나온다고 한다. / 사진=김유경기자
건재고택이 경매에 나와 주인을 찾지 못한 것은 중요민속자료 제233호이기 때문이다. 중요민속자료는 소유자 임의로 변경해서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이 마을 주민들이 문화재 보호를 위해 공공기관 매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면서 경매도 취하됐다.

이준봉 회장은 "외암마을의 대표 가옥인 건재고택이 또 다시 불순한 외지인들의 투기 목적이나 주말 별장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며 "문화재청이 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재고택 바로 옆집인 감찰댁도 최근 경매에 나왔다. 외암민속길 19-10(외암리 197)에 위치한 감찰댁은 미래저축은행 소유 부동산으로 현재 예금보험공사에서 공매(공매번호 미래110)를 진행한다.

김찬경 전 회장이 미래저축은행 명의로 소유 또는 근저당설정한 외암민속마을 주택은 건재고택과 감찰댁, 하서원 총 3채다. 이중 감찰댁이 지난달 25일 최저공매가격 10억925만원에 나왔으나 유찰됐다.

외암민속마을 '감찰댁'의 솟을대문 /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감찰댁'의 솟을대문 / 사진=김유경기자
대한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서(2012년 9월)에 따르면 감찰댁의 평가액은 20억1850만원에 달한다. 우선 토지 3683㎡의 가격이 3.3㎡당 112만2000원으로 평가됐다. 땅값만 12억5222만원인 셈이다. 개별공시지가가 3.3㎡당 23만5620원인 데 비하면 5배 가까이 비싸다.

선례로 든 건재고택의 경우 3.3㎡당 164만3400원으로, 하서원은 108만9000원으로 평가됐고 인근 주택의 2010~2011년 실제 거래가격은 3.3㎡당 82만~86만원 수준이다.

이준봉 회장은 "이 마을 땅값이 다른 곳에 비해 2~3배 비싼데, 2006년 김찬경씨가 들어오면서부터 가격이 갑자기 뛴 것"이라며 "3.3㎡당 3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게 김찬경씨가 100만원씩에 사들이면서 이후 70만~100만원에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외암민속마을 '감찰댁'의 사랑채. 최근 복원한 것으로 미준공 상태다. /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감찰댁'의 사랑채. 최근 복원한 것으로 미준공 상태다. /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감찰댁'의 안채 /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감찰댁'의 안채 / 사진=김유경기자
감찰댁 안채(92.56㎡)는 조선후기에 지은 것으로 1억9800만원에 평가됐다. 사랑채와 문간채는 오래전 훼손된 것을 김찬경씨가 최근 복원했는데 미준공 상태다.

사랑채(131.78㎡)는 2억3300만원으로 평가하고 수목 79주에 대해서는 3억3400만원으로 책정했다. 한 마을 주민은 "감찰댁은 건재고택과 달리 중요민속자료가 아니기 때문에 곧 팔릴 것같다"며 "지난 경매에서 유찰된 이후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저축은행이 근저당을 설정한 하서원(천안지원 2012타경 13001)은 지난해 5월17일 경매에서 제3자에게 낙찰됐다. 하서원(6억6100만원)과 부속토지의 낙찰가는 총 10억593만원이었다.

외암민속마을 하서원. 미래저축은행이 근저당 설정했던 주택 중 하나로 지난해 경매에서 10억원 정도에 제3자에게 낙찰됐다. / 사진=김유경기자
외암민속마을 하서원. 미래저축은행이 근저당 설정했던 주택 중 하나로 지난해 경매에서 10억원 정도에 제3자에게 낙찰됐다. / 사진=김유경기자
예안이씨 집성촌인 외암마을은 1978년 충남 민속보존마을로, 1982년에는 민속관광마을로, 1988년에는 국가지정 전통건조물보존지구 2호로 지정됐다. 2000년 1월에는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보존된다. 개별 문화재로는 건재고택 외에 중요민속자료 제195호로 지정된 참판댁과 지방무형문화재 연엽주가 있다.

이준봉 회장은 "외암마을에는 기와집 17채를 포함해 총 67채의 주택이 있는데 80% 이상이 100년 넘은 고택"이라며 "현재 55가구가 살고 있는데 이중 예안이씨는 30% 정도로 집성촌이라는 게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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