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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vs엘리엇…53일간의 '피 말렸던' 분쟁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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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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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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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파상 공세...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주총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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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삼성물산 (48,100원 상승2300 5.0%)제일모직 (92,300원 상승200 0.2%)은 합병 결의를 발표한 5월 26일 이후 합병을 최종 결정짓는 주주총회가 열린 17일까지 53일 동안 숨가쁜 여정을 달려왔다.

삼성물산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69.53% 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그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발표 직후 삼성물산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합병 반대를 주도하면서 합병 성사 여부는 주총이 열리는 당일까지도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번 싸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외국 단기투기 자본의 국내 대기업 경영권 개입, 소액주주 권리 부상 등 굵직한 문제가 서로 얽히면서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 합병 발표하자마자 시작된 엘리엇의 공격

삼성과 엘리엇의 싸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5월26일 합병 결의를 발표하자마자 시작됐다. 엘리엇은 발표 다음날인 5월27일 주주자격으로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한다고 통보했다.

반대이유로는 삼성물산의 낮은 가치평가 등 합병비율 산정을 들었다.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한 3대 주주인 엘리엇은 현행 1대 0.35 수준인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비율의 재산정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11.02%의 삼성물산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은 물론 삼성SDI, 삼성화재 등 삼성 계열사에도 합병반대에 동참을 요구하는 등 공격적으로 합병을 무산시키는 작업에 돌입했다. 급기야 지난달 9일 엘리엇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합병 결정을 위한 주주총회 통지 및 결의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 '우호지분' 확보를 통한 삼성의 반격
삼성물산은 합병 성사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우호지분 확보. 지난달 10일 삼성물산은 자사주 899만주(전체 지분의 5.76%)를 KCC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삼성물산은 삼성SDI, 삼성화재 등 삼성 특수관계인으로 있는 주주를 포함, 합병 찬성 지지 지분을 19.78% 확보하게 된다. 이후 삼성물산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한 후 승인을 받았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KCC에 주식을 매각한 것을 두고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불법적인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지난달 11일 법원에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 금지에 대해 추가로 신청했다.

엘리엇은 이외에도 삼성물산에 주주명부와 이사회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하고, 인터넷을 통해 합병 반대 의견을 개재하기도 했다. 엘리엇이 공개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한 견해'에는 △합병 비율의 불공정성 문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효과 기대할 수 없다는 점 △양사 합병에 따라 순환 출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합병 가부 여부에 주력했던 엘리엇은 지난달 24일 삼성물산의 주주명부를 확보하면서 소액주주 반대표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엘리엇은 주주명부를 확보한 당일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했다.

이에 질세라 다음날엔 삼성물산이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했다. 엘리엇과 삼성물산은 국민연금, 외국계 투자지분, 국내소액주주 지분을 두고 서로 '내편 만들기' 총력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 ISS 합병 반대 의견, 법원 가처분신청 모두 기각…'엎치락뒤치락' 계속
지난 1일 법원이 엘리엇이 제기한 '주총 소집 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삼성물산은 한숨 돌리는 듯 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지난 3일, 세계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를 권고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ISS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합병비율은 삼성물산 주식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제일모직 주식가치를 과대평가하는 수준"이라며 "합병비율을 시장가격에 기초해 산정하는 한국 현행법상 문제는 없지만 합병 결정 시점을 문제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삼성물산을 둘러싼 경영환경이나 합병의 당위성과 기대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물산의 주요 사업부인 건설사업은 수요 부진 등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데 이 같은 사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면 반박했다. 이후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총 금지 가처분 기각 결정과 삼성물산의 KCC 지분매각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해 항고했다.

◇ 국민연금 찬성 결정 이후 분위기 전환 노린 삼성

결국 관심사는 삼성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을 결정하는 지에 쏠렸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 11.21%이 누구 어깨에 힘을 실어줄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국민연금은 '대기업 편 들기'와 '외국 투기자본 힘 실어주기'라는 여론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고 마침내 국민연금은 지난 10일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합병 관련 회의를 열고 내부적으로 합병 찬성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후 법원에서도 엘리엇의 항고심을 모두 기각하는 등 삼성에 유리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삼성물산은 삼성특수관계주주, KCC, 국민연금은 물론 국내 투자기관과 일부 외국계 자본의 찬성표 약 45%를 확보하게 됐다.

주총 참석률을 80%를 가정했을 때 2/3가 찬성하기 위해서 남은 찬성표 지분은 약 8%. 삼성는 주주총회 일주일을 남긴 시점에서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표를 확보하기 위해 부동층으로 있는 소액주주(24.43%)에 집중했다.

지난 13일에 이어 주주총회 전날인 16일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광고를 냈고, 소액주주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작업을 벌였다.

이날 소액주주들은 일단 삼성물산의 편을 들었다. 삼성물산은 이번 주총에서 주주의 2/3를 훌쩍 넘긴 69.53%의 찬성표를 얻어 합병을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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