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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은 이세돌…작전의 실패? AI를 얕본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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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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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0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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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VS 알파고]AI 전문가들이 본 알파고 기량 '5개월간 큰 성장'

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시민들과 취재진이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이 9단은 불계패했다. /사진= 뉴스1
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시민들과 취재진이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이 9단은 불계패했다. /사진= 뉴스1
'센돌' 이세돌(프로바둑기사 9단)이 끝내 기계에게 무릎을 꿇었다. 인간 대표로 나선 이 9단은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상대로 186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해 충격을 안겨줬다. AI가 바둑의 인류 최고수를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화학습 기량 ‘업’=이번 대국에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판 후이 2단을 5대 0으로 꺾을 때보다 판세를 읽고 수를 정하는 실력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알파고는 5개월 간 쉴새 없이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기량을 높여왔다. 알파고의 이 같은 ‘강화 학습’의 위력을 미처 알지 못했던 이세돌 9단은 정확한 연산에 의한 한수한수들에 허를 찔리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지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본부 책임연구원 “알파고가 모의 대국으로 연습을 계속 하면서 경기를 운영하는 연산능력이 많이 개선된 것 같다”며 “인공지능의 기술 진보가 당초 예상한 10년보다 2~3년 앞당겨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시간 활용 절묘=알파고는 이세돌 9단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 경기 종료 때 이세돌 9단은 제한시간 2시간 중 약 28분이 남았다. 하지만 알파고는 2시간 중 5분 남짓 남겨뒀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장병탁 교수는 “알파고가 경기 전체 판세를 읽으며 대국에 임했다면 이 정도로 시간을 소비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그때그때 최적의 전략을 분석하고 적용하는 시간을 벌어가며, 우승 루트를 찾았다”고 분석했다. 즉, 프로그램에 입력된 최상의 수를 찾느라 시간을 더 많이 썼다는 얘기다.

알파고는 착점(돌을 놓는 것) 과정이 매끄러웠다. 장시간 판단이 지체돼 대회가 지연되는 일은 없었다. 알파고는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수를 검토했다. 알파고는 첫수부터 사람처럼 1분 30초 가량 뜸을 들였다. 바둑 전문가들은 “정상급 대회에 출전한 프로 기사들과 비교해도 될 정도로 착점을 이어갔다”고 평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손영성 스마트홈팩토리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조작을 한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알파고는 이번 대국을 순조롭게 잘 이끌었다”며 “통상적으로 AI의 바둑 실력으로 봤던 아마 1단에서 알파고는 프로 2~3단 수준에 기량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허 찔린 공격 바둑=영어 해설을 맡은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은 "판 후이전 때 알파고가 방어적 바둑을 뒀다면, 이번 경기에선 공격적 바둑을 뒀다"고 설명했다. 대국 후반부였다. 알파고가 갑자기 이세돌 9단의 우측 허점을 파고들었다. 예측불허의 과감함이었다. 이 때문에 이세돌 9단은 경기 내내 굳은 표정으로 고민을 거듭했다.

장병탁 교수는 “바둑 기사들의 경우 상대방이 예측 못한 곳에 엉뚱한 수를 둬 혼돈을 일으키는 전술을 쓰는 경우가 있는 데 이 전략을 알파고가 실행하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며 알고리즘 차원에서 업그레이드 된 부분이 분명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TRI 김현기 지식마이닝연구실장은 “AI가 사람과 특정 분야에서 대적할만한 수준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하지만 “알파고가 사람처럼 특정 게임에서 배운 지식을 다른 게임에도 빠르게 적용하고 응용하는 ‘전이 학습’엔 여전히 취약할 것”이라며 “바둑을 잘 둔다고 해서 다음 목표로 제시한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에서 단기간 학습해 사람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알파고는 첫 대결에서 승기를 잡으며, 남은 네 번의 대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세돌 9단은 대국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초반에 이렇게 완벽하게 바둑을 둘지 몰랐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세돌 9단은 쓰린 속을 달래며 10일 2국에서 설욕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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