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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고객 사이 낀 은행 "가계부채 관리 의무화, 과도한 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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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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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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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가계부채 대책]

서울 중구 소재 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 모습/사진=뉴시스
서울 중구 소재 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 모습/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관리 책임을 강화하면서 정부와 대출 고객 사이에 낀 금융사의 부담이 커졌다. 당국이 관리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정해 공개한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시장 자율성을 명분으로 삼으면서도 과도한 규제 아니냐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26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금융회사에 과제를 부여했다. 당국은 "금융규제 중심이 아닌 금융회사 자체적인 관리 시스템 내실화"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규제라는 게 금융사의 반응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사는 연간 가계대출 관리 계획서를 낼 때 CEO(최고경영자), 리스크관리위원회, 이사회 보고를 의무로 거쳐야 한다. 또 대출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분기별 공급계획을 짜야 한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와 계획안을 협의할 때 전년 현황을 고려해 목표치를 조정하기로 했다. 지난해에 목표치를 초과한 금융사엔 한도를 제한하고 중금리대출 등 취급 실적도 따지는 식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계획도 밝혔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근거를 둔 적합성·적정성 원칙을 좀더 엄격하게 따지겠다는 것이다. 금융사가 고객에게 대출을 내줄 때 재산상황, 신용상태, 변제계획 등을 통해 상환능력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것이 골자다.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대출약정 이행실태 점검은 반기마다 진행한다.

금융사들은 우선 CEO와 이사회에 대한 보고가 의무화한 데 부담감을 드러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사회는 은행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만큼 좀더 책임을 지우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이미 은행들은 저마다 보고 체계에 따라 단계를 밟는다"면서 "이사회 보고까지 올라가려면 거쳐야 하는 절차가 과도하게 복잡해진다"고 했다.

전년도 목표 달성에 따라 당국과 협의해 폭을 정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불만이 컸다. 은행권 관계자는 "쉽게 말해서 당국 말을 잘 들은 은행과 그렇지 않은 은행을 차별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전년 현황을 고려해 조정하겠다는 말 자체가 애매하다"고 말했다.

불가피한 고객 불편과 창구에서 벌어질 실랑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은행 직원은 "재산상황, 신용상태, 변제계획 등을 꼼꼼하게 따지려면 고객이 불편할 법한 질문을 여러 차례 건넬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충분히 깐깐하게 내주는 대출을 더욱 조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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