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채널수 선정이전에 규모부터 결정해야"

종합편성채널 선정과 관련해 사업자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자수 선정에 앞서 종편채널의 성격과 규모부터 먼저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격과 규모에 따라 종편채널의 숫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2일 방송학회가 주최한 '방송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합리적 채널 정책 방안 토론회'에서 "종편 채널이 어떤 수준이 될 것인지를 먼저 정하고 사업자 수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민영 지상파방송사인 SBS 수준의 종편을 만들 것인지 기존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수준의 종편을 만들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SBS수준의 종편이라면 5000억~6000억의 자본금이 필요하고 너무 많은 종편 채널을 선정할 수 없기 때문에 사업자 수를 제한해야 하지만 MPP수준의 종편이라면 다수의 종편채널을 선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다수의 종편 채널을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종편사업자를 1개 선정하는 것보다 다수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활성화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1개 사업자만 선정할 경우 기존 지상파방송 독과점 구조를 완화할 수 없고 지상파 방송사 위세에 눌려 오히려 종편 채널의 유명무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에서 현재 방송광고시장을 감안했을때 종편채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1개 사업자만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데 대해서는 "오히려 경쟁을 통해서 종편채널의 붐업을 조성하고 방송시장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반박했다.


종편활성화를 위한 황금채널대 편성 등의 지원책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박 교수는 "종편 조기활성화를 위해 낮은 채널대의 채널 포지셔닝 등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현재 지상파방송은 독과점 구조에서 미디어브랜드로 성장했기 때문에 유료매체에서까지 채널 기득권을 유지해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즉 지상파 채널은 20번대에 옮겨도 시청자들이 찾아서 보기 때문에 번호대역을 확대해서 지상파 채널 사이에 홈쇼핑, 종편채널, 보도채널 등을 배치해 낮은 번호 활용도를 극대화하자는 주장이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도 "3년 등 의무적으로 종편 채널의 의무전송 해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일정 부분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년 이후 지상파 수준의 매채력 갖게 되면 자발적으로 재전송해줄 것이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해도 충분하다는 것. 이와 함께 채널 번호 지정 역시 초기 신규PP에 도움줄 수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채널번호 지정의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주장도 제기됐다. 김신동 한림대학교 교수는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들어와서 잘할 수 있으면 특혜나 지원이 필요없고 신규사업자가 제대로 결과를 내지 못하면 기존사업자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유효경쟁을 살려주는 게 중요하다"며 "사업자가 들어오기도 전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유인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성기현 한국케이블방송협회 사무총장도 "종편사업자는 정책적 배려에 대해 먼저 얘기하기보다 정책적 목적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얘기해야 한다"며 "채널 번호문제는 (정책적 배려없이)놔둬도 종편이 SO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더 증가시킬 수 있다는 확신있다면 SO가 발벗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