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위로 다시 올라선 '종편보도 레이스'

"아무리 많아도 2개 이상은 안된다. 준칙주의는 다함께 무덤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vs 사업자 개수 자체를 정하는 것이 특혜다. 능력과 의지가 있다면 다 하게 해줘야 한다." "초기 자본금이 중요하다. vs 증자능력이 더 문제다. 실제 능력이 있는지 검증하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르면 8월 초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방송사업자(PP) 선정에 관한 기본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방송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언론사들의 첨예한 입장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방통위는 8월 초 복수의 안을 정한 후 공청회를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방통상임위원회에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언론사는 물론 전문가 집단인 학계에서조차 의견은 엇갈려있다. 쟁점 사항은 각 언론사마다 유, 불리한 조건으로 그대로 이어져 심사항목 결정과 해당 항목의 가중치 결정을 앞둔 방통위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자사에 불리한 조건이 심사항목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상황을 해당 언론사들이 쉽게 수용할리 없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주관으로 열린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 도입에 대한 의견수렴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이 충분히 드러났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9개 언론사 관계자가 신규사업자 선정 방식과 주요 하게 다뤄야할 심사항목에 대해 각사의 의견을 발표했다. △주주구성 △자본금규모 △심방겸업 △재무구조 △콘텐츠 능력 △해외자본(콘텐츠) 유치 및 제휴 △공익성 등의 항목을 주요하게 평가하자는 의견은 공통됐지만, 문제는 평가기준이나 가중치에서는 입장차가 분명했다.

초기 자본금의 경우 사업성패를 가름하기 때문에 규모가 클 수록 가산점을 주어야한다는 의견(한국경제)이 있는가하면, 오히려 초기 자본금이 크면 수익성 문제로 이어져 주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만큼 추가 증자 능력에 중점을 두고 평가해야한다(조선일보)는 입장이 엇갈렸다.

주주구성도 지역이나 중소기업 등이 고루 참여하는 컨소시엄에 높은 점수를 주자(중앙, 동아)는 의견과 오너십을 중요하게 보자(매경)는 의견, 아예 비 미디어 업종에서 진출하는 기업을 배제하자는(동아) 의견으로 분산됐다.

콘텐츠 능력에 대한 평가도 첨예했다. 글로벌 콘텐츠 수급 및 유통을 확보하고 있는 집단에 높이 평가해야한다(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의견과 지상파 등 기존 PP와 차별화 내용을 더 비중있게 봐야한다(동아, 헤럴드, CBS)는 의견이 맞섰다.

이는 다시 해외글로벌 사업자 제휴에 대한 평가 의견으로 이어졌다. 이를 주요 평가항목으로 다뤄 가산점을 주자는 입장(조선)과 오히려 경쟁적인 제휴체결로 국익에 손해라며 가중치를 두어서는 안된다(한경)는 입장이 갈렸다.

이밖에 공익성이나 심방겸업에 대한 접근에서도 서로 다른 가치관을 보였다.

소유경영 분리를 공익성 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다루자는 의견(한경)에 방송법 외에 공정법, 지주법 등 다른 법으로 참여 기업을 평가해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을 배제하는 의견(조선)도 제시됐다.

심방겸업은 기존 PP 등 방송사업에 대한 유 경험으로 이해도가 높은 집단에 가산점을 주자(중앙, 한경)는 의견, 신문의 '업력'을 주장하는 의견(동아), 오히려 기존방송사업자가 다시 방송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막아야한다(헤럴드)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신규사업자에 대한 매체 정책에 대해서는 △전국 동일한 낮은 번호 부여 △콘텐츠 제작 지원 △의무전송 및 방발기금 유예(보도) 등에 대해 한 목소리가 나왔다. 사업자들는 "이번 신규 사업자 선정은 정부의 의해 추진되는 정책"이라고 못 박았다. 그에 따라 시장에 조기에 안착할 수 있는 가능한 한 많은 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선정방식이나 개수는 정부가 어떤 정책 목표를 갖고 추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업자들의 지적은 결국 이번 결정의 책임은 모두 정부의 몫이라는 의미다.

이번 토론회에 참여한 한 협회 관계자 역시 "객관적인 기준으로 엄정하게 평가해야한다고 하지만, 언론사들은 결국 자사에게 유리한 조건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어느 쪽으로 결정이 돼도 결국 방통위가 지어야할 책임"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