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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국 해외유전개발, 영하20도를 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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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캘거리(캐나다)=임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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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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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45분, 해가 뜨지 않은 캘거리 시내는 밤새 내린 눈에 푹 빠져 있었다. 영하 16도의 강추위와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눈에 저절로 한숨이 쉬어졌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내린 눈과 꽁꽁 얼어붙은 활주로를 뒤로 하고 소형 프로펠러 비행기는 날아올랐다.

▲밤새 내린 폭설로 꽁꽁 얼어붙은 캘거리 공항 활주로
▲밤새 내린 폭설로 꽁꽁 얼어붙은 캘거리 공항 활주로
캘거리 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북쪽으로 1시간 정도 날아가 내린 곳은 캠로즈(Camrose) 공항. 황량한 벌판에 덩그러니 홀로 자리 잡은 캐나다 북부의 한 작은 공항이다. 시골의 버스대합실보다 작은 규모인 이 공항의 한 곁에는 지역 비행클럽 역대 회장들의 빛바랜 사진이 붙어 있었다.

▲캐나다 북부지역의 작은 지역공항
▲캐나다 북부지역의 작은 지역공항
대기 중인 버스를 갈아탔다. 모두가 잠든 듯이 적막한 작은 도시를 빠져나가자 보이는 것이라곤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와 '황량함'뿐이었다. 기자가 탄 버스를 빼곤 모든 것이 멈춘 듯 단조로운 풍경이 이어졌다. 영하 20도를 밑도는 추위에 주변의 물웅덩이는 모두 얼어붙어 있었다.

◇50년 넘게 원유 뽑아내

1시간30분을 달려 캘거리에서 북동쪽 직선거리로 260킬로미터 떨어진 벨스힐 레이크(Bellshill Lake)에 도착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인수한 캐나다 자회사 하베스트의 생산유전 93개 중 한 곳이다.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는 총 면적 30㎢의 황량한 벌판에 392개의 유정이 흩어져 있다.

▲현장 생산담당자인 케빈 에띠가 벨스힐 레이크의 유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장 생산담당자인 케빈 에띠가 벨스힐 레이크의 유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십여 명의 하베스트 직원이 근무 중인 이곳에서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케빈 에띠(왼쪽 사진)는 처음 방문한 한국 손님들이 신기한 눈치다.

이곳 현황에 대해 에띠는 "1956년 생산을 시작해 50년 넘게 원유를 뽑아내고 있다"며 "투자비는 모두 회수했고 시설을 유지하면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금도 1900만 배럴 정도 원유가 남아있다"며 "하루에 2000배럴 이상 지속적으로 생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장으로 나섰다. 온 세상을 꽁꽁 얼릴 듯 칼바람이 불어왔다. 넓은 벌판 곳곳에 설치된 투박한 모습의 '서커 로드 펌프'가 보였다. 움직이는 모습이 닮았다고 해 일명 '메뚜기'로 불리는 이 펌프들은 땅속 깊은 곳에서 제각기 다른 속도로 원유를 뽑아내고 있었다. 유정 내 원유가 많으면 펌프는 더 빨리 움직이고, 반대로 뽑아 낼 원유가 많지 않으면 그만큼 느리게 움직인다. 1개 펌프 당 하루 10배럴 내외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크류가 땅속에서 돌며 원유를 뽑아 올리는 신형 모노펌프(PCP)로 교체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벨스힐 레이크 유전의 서커 로드 펌프가 땅속에서 원유를 뽑아내고 있다
▲벨스힐 레이크 유전의 서커 로드 펌프가 땅속에서 원유를 뽑아내고 있다
▲벨스힐 레이크 유전에 새로 설치된 PCP펌프
▲벨스힐 레이크 유전에 새로 설치된 PCP펌프
◇유전 개발은 '진행 중'

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 달렸다. 전세기에 몸을 실고 북쪽으로 1시간30분을 더 날아갔다. 북반구의 전형적인 침엽수림이 눈에 들어왔다. 인적은 찾기 어려웠다. 에드먼턴 북쪽 슬래이브 레이크(Slave Lake)에 도착한 일행은 검정색 SUV 2대에 나눠 타고 2시간을 또 달렸다. 하베스트의 다른 현장인 '레드 어스'(Red Earth) 지역으로, 캘거리에서 직선거리로 620㎞ 떨어진 오지다.

이곳은 생산을 위한 시추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이 시작된 지는 약 2주 정도로, 수직으로 900m를 뚫고 내려가 다시 1000m 가량을 수평으로 뚫고 있다. 작업 완료 시 총 길이는 2500m에 달한다.

▲레드 어스 광구의 시추작업 현장
▲레드 어스 광구의 시추작업 현장
현장에는 지상 30m 높이의 시추기가 설치돼 있었다. 한쪽 끝에 비트(드릴 날)를 장착한 파이프가 꽁꽁 얼어붙은 동토를 파들어 가고 있었고, 반대쪽에선 땅속 깊숙한 곳에 있던 흙들이 물에 섞여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추기가 지하 2000미터 깊이의 시추공을 뚫고 있다
▲시추기가 지하 2000미터 깊이의 시추공을 뚫고 있다
하베스트는 올 겨울동안 총 37개의 시추공을 뚫는 것을 목표로, 현재 9번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름에는 일대가 늪지로 변하기 때문에, 시추작업은 살을 에는 겨울에만 가능하다.

하베스트에 파견된 임종찬 석유공사 부장은 "유정 한곳의 시추비용은 100만 달러로, 2주 정도면 작업이 가능하다"며 "시추 후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면 2~3개월 후면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추 작업에 3000만~4000만 달러가 드는 중동지역에 비해 캐나다 유전개발의 효율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캐나다 '축복의 자원대국'

캐나다는 세계 에너지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미국의 최대 에너지 수입국으로, 오일샌드를 포함할 때 세계 제2위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한다. 캐나다의 총 원유매장량은 약 1750억 배럴로, 2600억 배럴의 사우디아라비아에는 못 미치지만 이란(1380억 배럴), 이라크(1150억 배럴), 쿠웨이트(1020억 배럴), 베네수엘라(990억 배럴) 등 다른 산유국을 압도한다.

원유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하루 272만 배럴로, 오일샌드 생산 증가로 2015년 329만 배럴, 2025년 434만 배럴 등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천연가스 생산은 세계 3위, 원유 생산은 세계 6위다. 반면, 캐나다의 하루 원유 소비량은 2200만 배럴로 우리나라의 2300만 배럴에 약간 못 미친다.

한편, 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 총 40억7000만 달러를 들여 하베스트를 전격 인수했다. 이는 국내 공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M&A로, 올해 9월 석유공사의 영국 석유탐사기업 다나 인수금액(30억5000만 달러)을 상회하는 규모다.

잇따른 대형 M&A로 우리나라의 석유자급률은 지난해 하베스트 인수로 6.3%에서 8.1%로 올라섰고, 올해 다나 인수로 10%를 상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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