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장애 보듬는 착한 손해보험사들

# 긴장한듯 조금은 불안하지만 청아한 음색의 클라리넷 소리가 가을 한가운데 한 음악홀에서 흘러나왔다. 연주자(김하늘(18, 서울 방산고))의 이름처럼 하늘을 닮은 소리였다. 전문 연주자처럼 능숙하진 않지만 풋풋하고 신선한 김군의 클라리넷 연주는 대학교수로 든든한 피아노 연주자가 뒷받침해 줬다.

발달 장애를 갖고 있는 김군에게 올해 가을은 특별했다. 며칠간의 음악 캠프를 통해 맘에 맞는 친구들을 만나 함께 연습할 수 있었고 음악회에서 솔로로 서는 기회도 가졌기 때문이다. 내년 음악캠프를 해가 바뀌기 전부터 기다리는 김군은 음악캠프에서 만난 여동생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로 진학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들떠 있다.


김군 외에 20 ~ 30명의 장애청소년들이 함께 선 무대는 삼성화재 (311,500원 ▲12,000 +4.01%)가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국립특수교육원과 함께 지난 10월14일 서울 용산구 숙명아트센터에서 연 '2010 장애청소년 음악회-뽀꼬 아 뽀꼬'였다. 음악회 참가자들은 삼성화재가 여름에 열었던 장애청소년 음악재능캠프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뽀꼬 아 뽀꼬' 음악회는 성악, 피아노, 관현악기 등 음악에 재능이 있는 장애청소년들에게 예비음악가로서 경험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음악 교육을 받는 일은 흔치 않고 관련 행사도 많지 않아 이 같은 기회는 가지기 어렵다는 게 참가 학생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또 일반 음악캠프는 몇 시간 또는 며칠간 연주와 노래 같은 기능적인 부분에만 치중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다소 떨어지는 장애우들이 함께 하기 어려웠다.

음악 교육을 맡는 이 외에 각각의 참가자들을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도와줄 도우미들이 필요해 인력과 시간도 자연스레 두배가 든다. 음악회 이름으로 명명된 '뽀꼬 아 뽀꼬(Poco a Poco)'는 '조금씩 조금씩'이라는 음악용어지만 음악회의 성격과도 맞아떨어진다. 음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장애청소년들의 끈기와 노력을 뜻한다는게 주최쪽의 설명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부터 매년 여름, 음악에 재능이 있는 장애청소년들을 초청하여 캠프를 열고, 개인지도와 합주연습을 통해 음악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왔다. 사회적 책임을 가진 보험사로서 나눔 활동의 일환이다.


이밖에 삼성화재는 12월3일 장애우 등 특수교육기관인 서울정애학교(서울 강남구)에서 ‘해피스쿨 (Happy School)’행사를 갖기도 했다. △장애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안전사고 예방 물품 및 교육기자재를 지원함으로써 장애학생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하고 △직업재활교육을 위한 친환경 다목적학습실을 마련해 방과후 교실, 문화활동, 직업교육 등 다양한 교육지원을 위한 학습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1차적 장애를 가진 이들이 교통사고나 안전사고 등 2차 장애를 당하는 일을 막고 직업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활동이다. 해피스쿨 캠페인은 삼성화재 RC(보험설계사)들이 자동차보험 체결 1건당 500원씩을 기금으로 적립해 마련한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보험사들의 다양한 활동은 이외에도 많다. 코리안리재보험은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매년 5명분의 각막을 제공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1위의 재보험사로 글로벌 순위에서도 10위권을 다투는 코리안리 (8,120원 ▼130 -1.58%)는 이식 수술에 필수적인 각막 확보에서도 해외로까지 시선을 넓혔다.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이 주도하고 미국 LA올림픽라이온스클럽의 협조로 이뤄진 이 사업은 코리안리가 지원한 각막 비용으로 미국내 안구은행으로부터 각막을 확보, 국내 시각장애인들의 개안수술을 하게 된다.

현재 국내에는 각막이식 수술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이 약 2만명에 이르지만 최근 5년간 각막 이식 건수는 3600건에 불과해 절반 가량은 외국의 안구은행 등에서 조달하는 실정도 감안됐다.

이처럼 손해보험사들은 상호 부조를 기반으로 하는 보험업의 특성에 맞게 장애를 보듬고 설계사들과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마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