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고 '일반고 복귀' 첫 사례 나올 듯

머니투데이

최은혜 기자

최근 자율형사립고 전환 후 첫 신입생 모집에서 미달사태를 겪은 서울 용문고가 일반고 복귀를 검토하기로 했다.

용문고는 합격자 학생 학부모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하고 19일 오후 긴급 학부모회의를 열어 자율고 지정 취소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는 내년도 신입생 정시모집에서 지원자가 모집정원에 크게 못 미쳐 16~17일 추가모집까지 실시했지만 455명 모집에 지원자는 158명에 그쳤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에게 일반고 전환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설명하고 대책을 함께 의논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학교 측에서 자율고 지정 취소 요청을 해오면 학교법인 이사회의 동의와 이미 모집한 학생에 대한 대책 등을 검토해 이를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오대수 시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자율고 지정 취소 요청을 해온 학교는 없지만 만약 요청이 들어온다면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검토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문고 외에 100명 이상 결원이 생긴 서울시내 자율고로는 동양고(181명)와 장훈고(147명)가 있다. 이들 학교는 아직 일반고 전환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자율고는 교육청으로부터 재정결함지원금을 받지 않고 학생들의 수업료와 재단전입금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 수가 크게 부족할 경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3개 학교가 자율고로 지정돼 신입생을 모집한 데 이어 올해는 2배로 늘어난 26개 자율고가 학생을 모집했다. 이 중 13개교가 미달사태를 빚어 최근 추가모집에 나섰지만 10개교는 여전히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다.